학식을 쌓고 특정 분야에서 남자를 압도하는 활약을 하는 전문직 여성. 여기에 여가시간에는 스포츠로 몸을 단련하는 당찬 여성이 아닐까.
패션전문업체인 ‘올리브 데 올리브’ 디자인실에서 MD(머천다이저)로 일하고 있는 노주연씨(26)야말로 이런기준에 딱 맞는 현대 여성.
서울대 의류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재원으로 영어 독일어 일어 중국어의 4개국어를 구사하는 실력에 스키와 스노보드에도 일가견이 있는데다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볼에서는 아마추어 여자 최고수.
여기에 미모 또한 출중해 포켓볼 아카데미라는 당구안내서의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노주연씨는 공부를 해가면서 이런 여러 가지 재주를 습득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서슴없이 포켓볼을 꼽는다.
“고교(대원외국어고) 때 남학생들이 당구 치는 것을 보면서 대학가면 꼭 한번 당구를 해보고 싶었다”는 노씨는 “한국당구아카데미에서 포켓볼을 정식으로 배우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집중력과 체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포켓볼을 배우기 시작한지 1년만인 96년 허리우드배 전국 아마추어 포켓볼 대회에서 3위에 올랐다. 이후 공식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틈틈이 즐기는 수준에서 포켓볼을 연마하고 있지만 현재 여성 아마추어 중에서는 최고의 실력 보유자라는게 주변의 평가.
노씨는 “보통 포켓볼 하면 담배연기가 자욱한 좀 불량한 분위기에서 하는 것으로 아는데 강의실까지 갖춰진 당구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당구공을 포켓에 골인시키다보면 일단 재미있고 건강관리에도 도움이 된다”고 ‘당구 예찬론’을 편다.
불과 몇 달전 지금의 직장에 취직해 업무에 빠져지내느라 요즘은 포켓볼 칠 시간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 노씨는 조만간 일본 교토의 합자회사에서 6개월간 파견 근무를 할 예정.
노씨는 “일본에서 돌아올 때 좋은 포켓볼 큐를 하나 사올 예정”이라며 “아직 남자친구가 없지만 똑똑하고 멋진 남자가 포켓볼로 도전하면 언제든지 받아줄 참”이라며 활짝 웃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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