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호 서울대 체육과교수(34·스포츠마케팅)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월드컵경기장 사후 활용계획에 대해 “수천억원씩을 들여 지은 축구경기장을 본질과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축구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월드컵 10개구장 모두가 주변에 스포츠센터나 쇼핑센터 등을 건립해 경기장 운영비 등을 충당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반도체공장을 크게 지어놓고 적자를 매우기 위해 햄버거점을 내는 것과 똑같다”라며 “축구는 축구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체육과를 졸업한 강 교수는 펜실베니아대 워튼스쿨 MBA, 미시간대 스포츠 경영학 박사를 거쳐 코네티컷대 스포츠경영학 조교수를 역임한 스포츠마케팅의 권위자.
강 교수는 “스포츠 마케팅적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축구시장은 너무 좁아 비지니스마인드를 가지고 뛰어들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것은 한국과 일본 중국 프로리그의 통합. 한중일 통합리그는 △한중일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 축구 발전을 도모하고 △스포츠 산업이 크게 발전해 문화산업으로 성장하고 △지방자치단체도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하며 △국가도 ‘21세기는 동아시아의 세기’라는 추세에 맞춰 경제 문화적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
강 교수는 이같은 제안이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지만 이같이 축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가 없으면 축구발전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중일이 맞붙으면 국가대항전과 같이 팬들이 많이 몰릴 것이며 사람이 몰리면 기업들이 관심을 갖게 돼 쇼핑센터와 스포츠센터 등을 너도나도 건설하게 될 것이란 분석.
강 교수는 “한중일 통합리그는 일례에 불과하며 축구시장을 키울 연구가 계속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