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의 ‘중원의 마술사’ 지네딘 지단(29·프랑스)을 자그마치 6553만4000달러(약 852억원)의 몸값을 주고 영입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피오렌티노 페레스 구단주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말이다. 지단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
이 같은 천문학적인 이적료는 역시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해 루이스 피구(포르투갈)를 데려올 때 지불했던 5600만달러(약 728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세계 최고액으로 스폰서십 등을 감안하면 ‘가욋돈’도 엄청날 전망. 연봉도 4년간 500만달러(약 65억원)로 파격적이다.
이는 바로 현 세계축구 최고 스타에 대한 예우라는 점에서 지구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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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이 누구인가. 98월드컵과 유로2000에서 1m85, 78㎏의 탄탄한 체격을 갖추고 빠른 스피드와 환상적인 드리블, 자로 잰 듯한 패스를 과시하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그의 모습에 넋이 나가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두 대회를 연거푸 제패하고 프랑스가 세계 최강자리에 오른 것도 지단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페레스 구단주가 “세계 최고 구단에 세계 최고 선수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끌어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유벤투스가 지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것도 똑같은 이유. 유벤투스는 “지난 5년간 우리 팀을 최강으로 만들어준 지단에 감사한다. 세계 최고 선수를 놓쳐 아쉽다”며 한탄했다.
지단은 “앞으로 4년 동안 지난 5년간 이루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고 싶다”며 한 곳에 안주하기보다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한 도전의지가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 역대 축구선수 이적료 랭킹5걸
이 름 | 연도 | 팀 | 이적료(달러) |
---|---|---|---|
지단(프랑스) | 2001 | 유벤투스→레알 마드리드 | 6553만 |
피구(포르투갈) | 2000 | 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 5600만 |
크레스포(아르헨) | 2000 | 파르마→라치오 | 5500만 |
부폰(이탈리아) | 2001 | 파르마→유벤투스 | 5100만 |
비에리(이탈리아) | 1999 | 라치오→인테르 | 5000만 |
1998년과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올해의 선수’에 두 번이나 오른 그로서는 클럽무대에서 못 이룬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이 강했다. 유벤투스가 96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직후 유벤투스로 이적한 그는 5년 동안 유럽제패의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 그래서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최다인 9회나 우승해 21세기 최고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로 옮긴 것. “고향에서 살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설득한 스페인 출신 아내 베로니케의 역할도 컸다.
알제리계 혼혈로 프랑스 마르세유의 빈민촌에서 태어나 세계 최고의 ‘축구재벌’이 된 지단. ‘축구의 엘도라도’ 스페인에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지단의 영입으로 스페인리그에서 28번 우승한 레알 마드리드는 루이스 피구와 라울 곤살레스 등으로 세계 최강의 공격진용을 갖춰 당분간 ‘무적 시대’를 열어갈 전망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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