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라커룸]비 ‘오락가락’ 울산 ‘안절부절’

  • 입력 2001년 7월 11일 23시 01분


“여태껏 하늘이 잘 참아주더니 왜 시간 맞춰 이러는 거야?”

11일 울산 문수경기장. 경기 준비에 바쁘던 울산 현대구단의 한 관계자는 내리기 시작한 굵은 비에 볼멘소리를 했다. 가랑비만 흩날리던 날씨가 축구경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오후 6시30분경이 되자 갑자기 짓궂은 날씨로 변한 것.

문수경기장의 사용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던 울산 구단과 시 당국은 “일단 경기를 하면서 협상을 하자”는 쪽으로 합의했다. 협상에 밀려 팬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조차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것. 결국 ‘난산’끝에 이날 울산은 월드컵경기장인 문수경기장에서 첫 홈 경기를 가졌다.

‘월드컵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다보니 준비하는 쪽에서는 모든 면에서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 경기 시간을 종전(오후 7시)보다 30분 늦춘 것도 문수경기장이 울산 시내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경기에 앞서 전광판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고, 식전 행사로 고적대 퍼레이드를 벌이는 등 마치 시즌 개막전 같은 팬서비스를 준비했는데 날씨 때문에 망칠 상황이 됐으니 구단 관계자의 속이 탈 만도 했다.

하지만 하늘도 ‘애타는 마음’을 안 것일까. 경기 시작에 맞춰 큰비는 멈췄고, 문수경기장에는 올 시즌 울산 홈 경기 최다인 2만1562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홈팀을 열렬히 응원했다.

<울산〓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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