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개막된 2001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전 세계의 관심은 ‘내전과 테러의 땅’으로 불리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가 과연 무사히 치러질 것인가 하는 것과 이를 계기로 평화의 바람이 불 수 있느냐 하는 것에 쏠리고 있다.
37년간의 정부 대 게릴라의 전쟁, 이로 인한 경제 침체와 극도의 빈부 격차로 살인 납치 방화가 일상사처럼 되어 있는 콜롬비아에서 열리게 된 코파아메리카대회를 두고 걱정과 우려가 앞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 때문인지 각 경기장 주변은 개막 첫날부터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철통 경계가 펼쳐졌다.
콜롬비아 당국은 이번 대회 기간 중 2만명의 경찰과 저격수, 폭발물 탐지견을 경기장에 배치해 안전 대회를 다짐하고 있다.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아랑고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번 대회를 ‘평화의 컵’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내부 병력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폭탄 테러에 대비한 전문가들을 초청해 안전 개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콜롬비아 국민도 이런 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30일까지 열리는 대회 기간 중이라도 지긋지긋한 테러가 잠시라도 멈췄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를 계기로 평화의 바람이 불었으면 하는 것.
한편 콜롬비아 게릴라들로부터 “이번 대회에 참가할 경우 선수단이 위험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은 바 있는 아르헨티나와 캐나다는 대회 하루 전날 불참을 통고해 콜롬비아 정부는 물론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상황.
콜롬비아 국민은 “아르헨티나가 거만하게 우리를 모욕했다”고 흥분하고 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와 캐나다의 갑작스러운 불참으로 대회에 출전하게 된 온두라스와 코스타리카는 “신의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권순일기자·칼리외신종합>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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