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IOC 총회]베이징 2008올림픽 유치 바람몰이

  • 입력 2001년 7월 12일 19시 10분


13일 밤(한국시간)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러시아 모스크바에 집결한 5개 후보 도시의 경쟁이 마지막 불꽃을 튀기고 있다.

200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지난해 불거진 뇌물스캔들 이후 첫 선정작업을 앞두고 IOC위원들이 극도로 ‘몸조심’을 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도시는 베이징(중국)과 파리(프랑스) 토론토(캐나다). 반면 오사카(일본)와 이스탄불(터키)의 개최지 선정은 거의 ‘물 건너간’ 분위기다.

기선잡기에 성공한 도시는 베이징. 올림픽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이 최근 미국프로농구에 진출한 왕즈즈와 중국계 테니스 스타 마이클 창(미국) 등 자국출신 스타들을 대동하고 모스크바에 유치캠프를 차린 베이징은 12일 독일올림픽위원회 발터 트레게 위원장의 지지 발언으로 한껏 고무된 상태.

티베트 강점문제와 취약한 인권상황과 관련, 영국 IOC 위원인 앤 공주가 공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등 곤경에 처했던 베이징은 유럽계인 독일의 지지에 큰 힘을 얻었다. 트레게 위원장은 이날 “중국이 올림픽을 통해 더욱 개방화되고 국제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또 2002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미트 롬니 위원장도 이날 IOC위원들에게 “정치적인 이유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베이징에 힘을 실어줬다. 세계적 기업들이 주축을 이룬 IOC 파트너(스폰서)들도 세계 최대 황금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놓치지 않기 위해 베이징 유치 쪽으로 기울기는 마찬가지.

이런 상황에서 자칫 베이징의 들러리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파리와 토론토는 중국 내 인권문제 등을 들추며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지만 객관적인 세 싸움에서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5개 후보 도시 중 가장 잘 갖춰진 경기장 인프라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파리는 두 차례의 올림픽 및 월드컵 개최 경험으로, 토론토는 IOC의 최대 스폰서인 미국 NBC방송의 강력한 지지에다 환경친화적인 올림픽을 표방하며 막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파리는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을 모스크바에 급파했고 토론토도 96애틀랜타올림픽 100m 금메달리스트 도노반 베일리 등 올림픽 스타 25명을 홍보의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파리는 2004년 아테네에 이어 두 번 연속 유럽에서 올림픽을 치른다는 것이 약점이고 토론토는 2012년 올림픽 유치를 준비중인 미국의 암묵적인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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