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한국에 부는 '삼바열풍'

  • 입력 2001년 7월 16일 18시 32분


“삼바, 삼바, 삼바….”

2001프로축구 포스코 K리그가 어느 때보다 용병들의 활약상이 눈에 띄는 가운데 특히 브라질 용병들의 기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4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8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파울링뇨(울산 현대)가 선두주자. 올초 이적료 65만달러에 연봉 9만6000달러를 받고 울산에 몸담은 파울링뇨는 정규리그에서 남미의 멋진 기술축구를 과시하며 8경기에서 8골을 뽑아내는 동물적 골감각을 과시하며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울산의 또 다른 용병 끌레베르는 수비라인에서, 마르코스는 공격라인에서 활약하는 등 ‘브라질 3인방’이 공수에서 맹위를 떨쳐 팀을 16일 현재 승점 14(4승2무2패)로 3위로 이끌고 있다.

안양 LG의 히카르도와 세르지오도 최용수의 일본진출과 안드레의 부상공백으로 흔들리던 공격라인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 전남 공격의 핵 세자르와 찌코, 수원 삼성 공격의 첨병 산드로도 모두 브라질 출신.

현재 국내에서 뛰고 있는 45명 중 브라질 용병은 모두 16명. 특히 올해 새로 영입한 용병이 19명인데 그중 11명이 남미의 강호 브라질 출신일 정도. 그동안 라데와 샤샤 마니치(이상 유고) 데니스(러시아) 등 동구권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것과 달라진 모습.

이같이 브라질 용병의 활약상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기술이 좋은데다 적응력까지 뛰어나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안양을 우승으로 이끈 안드레, 수원의 산드로, 그리고 전남의 세자르와 마시엘이 모두 ‘남미의 자랑’인 탄탄한 개인기를 자랑하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또 브라질 선수들은 동구권 선수들이 성격이 까다롭고 돌출행동이나 감정을 제대로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내비치는 것과 달리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한국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

이렇다 보니 프로구단들이 동구 쪽보다는 남미의 브라질에서 선수를 수급하게 됐다는 것.

또 다른 이유는 몸값. 허정무 KBS 해설위원은 “유럽에서 괜찮은 선수를 데려오려면 상당히 많은 돈을 줘야 하는데 남미의 브라질에선 선수층이 두껍다 보니 비교적 싼값에 좋은 선수들 데리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지난해부터 서서히 불어닥친 ‘삼바 바람’은 올 시즌 태풍으로 돌변해 몰아치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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