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박찬호의 완봉승은 최근 그의 몸값을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선 박찬호의 거취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거물급 스타의 경우 구단에서 거액의 연봉지불능력이 없다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그해 8월이 되기 전에 다른 팀 유망주와 트레이드해 실속을 챙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 따라서 다저스로선 박찬호를 데리고 있을지, 아니면 포기할지 곧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박찬호가 너무 거물로 커버린 게 문제.
19일자 LA타임스는 박찬호 관련 기사로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LA타임스는 스포츠섹션에서 ‘박찬호가 다저스를 파산으로 몰고간다(Park goes for broke)’는 헤드라인을 뽑고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투수 사상 첫 연봉 2000만달러를 노리고 있다. 다저스는 고액 연봉선수가 많아 큰 부담이지만 최근 에이스 케빈 브라운과 대런 드라이포트 등이 부상으로 빠져 있어 마운드에서 박찬호가 절실하게 필요한 게 고민”이라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박찬호가 연봉 2000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투수냐’는 인터넷 여론조사도 소개했다. 이 설문에서 61.7%의 팬이 찬성했고 38.3%가 반대표를 던졌다. 반대의사를 표시한 다저스 팬들은 “박찬호를 트레이드하고 유망주들을 데려오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는 “기록, 투구 이닝, 팀 기여도 등 여러 가지 면을 따져봤을 때 찬호는 어느 팀으로 가든 제1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추켜세운 뒤 “찬호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충분한 시간을 즐겼다”며 다저스와 계약 조건이 안 맞으면 다른 팀으로 떠날 수도 있음을 넌지시 비쳤다.
이같이 ‘몸값 논란’이 불붙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완봉승이기에 박찬호의 진가는 충분히 증명이 된 셈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최고액 선수는 올해 콜로라도 로키스와 8년간 1억2100만달러에 계약한 마이크 햄튼이며 투수 단일시즌 연봉으로는 1545만달러를 받는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가 1위.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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