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 5월 30일 2001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 이튿날 그는 허진 언론담당관으로부터 국내 언론 보도 내용을 전해듣고는 어안이 벙벙했다. 0-5 완패를 당한 터라 혹독한 비판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영 딴판이었던 것.
“유럽에서라면 말 그대로 난리가 났을 텐데. 외국인이라고 봐주는 건지.” 히딩크 감독으로선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축구 문화’였다. 히딩크 감독이 말하는 ‘4대 불가사의’는?
▽영문모를 언론 보도〓축구보다 자신의 주변 얘기에 관심이 많다. 여자친구 이야기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가 하면 유럽에서는 오히려 짧은 편인 휴가 기간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 정작 축구 자체와 관련해서는 관대하기 이를 데 없다.
▽썰렁한 컵대회 결승〓5월 9일 수원에서 열린 아디다스컵 결승 1차전은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본 축구대회 결승전 중 가장 썰렁했던 경기. 프로 컵대회 결승전에서 관중석이 텅텅 비는데도 한국의 축구 열기가 높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
▽가족 단위 관람객〓유럽에서 축구는 남자들의 전유물. 물론 요즘은 여자들도 많이 오지만 한국에서처럼 가족 단위로 축구경기를 보러 오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그래서 축구장 관객이 얌전한 건가?
▽오빠부대〓이동국 안정환 등 어린 선수들을 쫓아다니는 소위 ‘오빠부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들이 축구 자체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데. 그럼 왜 따라다니지?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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