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몸놀림과 정교한 골 감각으로 ‘가물치’란 별명까지 얻었지만 1m78, 70㎏의 스트라이커로서는 다소 작은 체격이 늘 핸디캡이었다. 힘과 스피드를 중시했던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낄 자리가 없었던 것.
그러나 그는 프로의 표상이었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발가락에 금이 가는 부상을 했을 때도 진통제를 맞아가며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고 철저한 몸관리로 만 34세가 된 올시즌에도 20대 못지않은 파워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답일까. 지난해 일본프로축구 베르디 가와사키에서 한 시즌을 보낸 후 올시즌 국내로 돌아온 그가 21일 2001포스코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50골-50도움’을 달성했다. 프로통산 300경기 출전, 99골 50도움.
김현석은 광양에서 어웨이로 치른 이날 경기에서 전반 13분 프리킥으로 마르코스의 헤딩 선취골을 어시스트,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통산 50도움 고지에 올라섰다.
김현석에게는 남은 목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97년 은퇴한 윤상철의 프로축구 최다골(101골) 기록 경신. 올 아디다스컵에서 한 골도 못 넣었던 김현석은 지난달 20일 전북전에서 99호골을 터뜨려 최다골 기록 경신을 3골차로 좁힌 상태다.
미드필더로 뛰고 있지만 최근 ‘가물치’답게 더위와 함께 되살아나는 그의 컨디션을 감안하면 올 시즌내 달성 가능성이 높다.김현석은 이날 경기가 끝난 후 “공격 포인트 하나 못 건진 아디다스컵 때는 은퇴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최근 밀양 후배로부터 내 별명인 가물치를 공수받아 매일 끓여 먹은 게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익살을 떨었다.
한편 전북 현대모터스 새 사령탑으로 오른 남대식감독은 끝내 눈물의 프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전반 2골차로 앞서 가던 팀이 후반 들어 수원 삼성에 잇따라 3골을 내주며 대역전패를 자초한 것. 전북은 정규리그 9경기 연속 무승(2무7패)으로 리그 꼴찌를 면치 못했다.
선두 포항 스틸러스는 이승엽의 중거리 결승골과 GK 김병지의 거미손에 힘입어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첫 승점 20(6승2무1패) 고지에 올랐다.
한편 22일 성남에서 열린 성남 일화와 안양 LG전은 득점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성남은 1점을 보탠 승점 15로 전날 1승을 추가한 부산 아이콘스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에서 앞서 3위로 뛰어올랐다.
△성남
성남 0-0 안양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