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지난 19일 밀워키전 2안타 완봉승 당시 직구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이날 철저하게 변화구를 던지며 제구력 위주의 승부를 펼쳤다.
1회 2안타를 맞고 1실점했으나 박찬호는 2,3,4회를 연속 삼자범퇴 시켰다. 그러나 7회 박찬호에게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카사노바를 외야 플라이로 아웃시킨 박찬호는 에체베리아가 친 내야 플라이를 1루수 캐로스가 야간 조명 불빛때문에 볼을 놓쳐 내야 안타를 허용한 것이 빌미가 됐다. 이후 박찬호는 에르난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로레타에게 가운데 안타를 맞아 2사1,2루의 위기를 초래했다. 이러자 다저스 짐 트레이시감독이 서둘러 마운드에 올라와 박찬호의 몸상태를 확인한뒤, 구원 매트 허기스(8승6패1세)를 투입시켰다. 트레이시감독은 경기시작전 소나기가 온 밀러파크 경기장이 무덥고 습도가 높아 박찬호의 피로가 누적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조기에 강판 시킨 것. 이때까지 박찬호의 투구수는 10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구원 허기스는 첫타자인 로페즈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2사만루, 안타 하나면 동점 또는 역전의 위기를 초래했다. 투수교체로 박찬호의 10승이 날아갈 수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다음타석은 이날 3타수 무안타인 화이트였다. 1번타자 화이트의 내야 땅볼을 1루수 캐로스가 잡았다가 놓친뒤 던진 공을 베이스 커버 들어간 허지스가 간발의 차이로 아웃시켜 선발 박찬호의 5년연속 10승달성을 지켜냈다. 또한 짐트레이시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등 용병술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5회말에는 박찬호가 투수 래브롤타에 이날 첫 볼넷을 허용한후 2사 1,2루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선두타자 화이트를 2루수 직선타구로 잡아 불을 껐다.
박찬호는 이날 6⅔이닝동안 5안타만 내주고 1실점하는 빼어난 피칭으로 통산 밀워키전 6승무패 행진을 이어가 지난 19일 밀워키전 2안타 완봉쇼를 펼친데 이어 ‘천적’임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박찬호는 투구수 105개중 70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아 완벽한 제구력으로 밀워키 타선을 압도, 내년 올스타전이 열릴 밀러파크에 모인 4만2132명의 관중들에게 올시즌 올스타 투수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한편, 이날 박찬호는 직구(52개)와 변화구(53개)를 반반씩 던지는 투구패턴으로 상대타선을 요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호의 최고구속은 5회 8번 로레타에게 던진 3구째로 시속 151㎞였다.
최민<동아닷컴 기자>mogu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