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폭풍전야' 콜롬비아

“우승컵보다는 안전한 대회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

30일(한국시간) 보고타에서 열리는 콜롬비아-멕시코의 2001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결승전을 앞두고 개최국 콜롬비아는 ‘비상체제’에 돌입.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테러가 빈발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콜롬비아는 전 치안력을 결승전 장소인 엘 캄핀스타디움에 총집결시켜 놓고 있다.

7500명의 경찰이 스타디움 주변을 철통처럼 에워싸고 있고 900명의 특수경찰대가 공항과 호텔, 주요 도로에 배치됐으며 폭발물 탐지견을 대동한 군인들이 경기장에서 40블록이나 떨어진 주변까지 샅샅이 뒤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경기장에는 관중보다 경찰이 더 많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하지만 콜롬비아가 우승을 할 경우 콜롬비아 전역이 광란의 도가니로 바뀔 게 분명한데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을 비롯해 펠레, 마라도나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결승전을 관전할 예정이어서 콜롬비아 당국으로서는 ‘전시에 준하는 경비’를 펼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