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봉주 세계선수권 우승 노린다

  • 입력 2001년 7월 30일 18시 19분


“해봐야쥬….”

‘봉달이’ 이봉주(31·삼성전자)는 여간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자신하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거나 안 좋거나 “뛰어봐야죠”라고 수줍게 얘기한다. 겨우 한다는 얘기가 “열심히 뛰어 우승하도록 노력할게요” 정도다. 그리고 나서 ‘일’을 낸다.

사상 첫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월계관을 위해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이봉주. 이번에도 언제나처럼 “잘 모르겠다. 캐나다에서의 훈련은 잘 소화했다”고만 말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8월4일 오전 8시45분(한국시간) 출발하는 2001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을 노린다. 4월 보스턴마라톤 월계관을 차지한 뒤 4개월 만의 도전.

6월 강원도 횡계 전지훈련에선 발등부상으로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캐나다 훈련은 무리 없이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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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에드먼턴 코스는?

28일까지 하루 35∼45㎞의 거리주와 스피드훈련을 마치고 29일부터 탄수화물을 보충하기 위한 ‘식이요법’과 마무리훈련에 들어갔다.

오인환 코치는 “컨디션이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남은 기간 식이요법과 컨디션 조절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레이스엔 세계 최고기록(2시간5분42초) 보유자 할리드 하누치(미국)를 비롯해 올 시즌 최고기록(2시간6분50초)을 세운 조세파트 키프로노(케냐), 아시아 최고기록(2시간6분51초) 보유자 아쓰시 후지타(일본) 등 세계의 건각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섣불리 우승을 장담하지 못한다. 이봉주의 기록은 한국 최고기록인 2시간7분20초.

오 코치는 “어느 때보다 신경전 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코스도 시드니올림픽 때보다는 비교적 평탄하지만 27㎞지점에서 가파른 언덕이 500여m 이어지고 37㎞지점에서도 300여m 급경사가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승을 판가름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봉주가 극복해야 할 ‘적’은 또 있다. 바로 변덕스러운 날씨. 캐나다 훈련기간 중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 현지시간으로 레이스시간이 오후 6시45분인데 비가 안 올 경우 22∼24도, 비가 올 경우엔 17도 정도가 돼 비교적 더운 날씨다. 다만 습도가 적어 체감온도는 낮다.

한편 ‘2인자’ 김이용(28·상무)도 이번 대회에서 2001동아마라톤의 부진(6위·2시간12분19초)을 딛고 재기를 꿈꾼다. 횡계에서 거리주와 산악주로 체력을 다지는 등 두달간 훈련한 뒤 16일 캐나다로 날아간 김이용은 적응훈련과 스피드훈련을 마치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식이요법에 들어갔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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