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가뭄’에 시달리는 중 2001 프로축구 K리그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열린 5개의 프로축구 주말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가 3경기나 나왔다. 지난달 말까지 0-0으로 끝난 경기는 전체 55경기 중 모두 9경기. 경기당 평균 득점은 2.2점에 그치고 있다.
토종 스트라이커의 부진이 골 가뭄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31일까지 득점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수는 브라질 용병 파울링뇨(울산 현대). 8골을 넣은 파울링뇨의 뒤를 이어 샤샤(성남 일화)와 산드로(수원 삼성)가 각각 7골과 6골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랭킹 1∼3위를 고스란히 외국인 선수에게 내준 채 공오균(대전) 서정원 고종수(이상 수원)가 나란히 5골로 뒤를 좇고 있다. 문제는 공오균과 서정원 고종수가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미드필더로 골을 넣고 있는 선수라는 점.
‘토종’의 자존심을 세워줘야 할 각 팀 스트라이커들의 부진을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약진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지난해 득점왕 김도훈(전북 현대)과 우성용(부산 아이콘스)이 4골씩을 넣어 득점 랭킹 10걸 안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김도훈을 비롯해 최용수(이치하라) 이원식(부천 SK) 정광민(안양 LG) 이상윤(부천) 박남렬(성남) 등이 치열한 득점 경쟁을 펼쳤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
올 시즌 팀의 간판 선수들은 아직까지 제몫을 못하는 상태. 김은중(대전)은 부상으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이상윤 역시 성남에서 부천으로 팀을 옮긴 뒤 시즌 초의 부상으로 팀내에서 자리를 잡는 데 실패했다. 정광민도 외국인 선수와의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팀은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해 ‘토종’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용병’과 ‘토종’의 득점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만 가고 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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