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퀸’ 매리언 존스(26·미국)가 4일 개막하는 2001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존스는 99년세비야대회 때 5관왕에 도전했다가 100m 2연패를 이룬 뒤 지나치게 긴장한 나머지 200m 준결승 도중 허리부상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단 1개의 금메달에 그쳤던 ‘비운’을 아직 잊지 못한다. 이 아픈 기억 때문에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해 ‘트랙여왕’의 입지를 굳혔지만 대회 개막 이틀을 남겨둔 2일 현재까지도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
존스는 99년대회 때와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골칫거리’ 멀리뛰기를 처음부터 포기하고 ‘적수’가 없다고 평가되는 100m와 200m는 97년에 이어 4년 만에 동시석권을 노린다.
하지만 계주 때문에 속을 썩이고 있다. 400m계주와 1600m계주를 다 뛰어야 하나, 아니면 하나만 뛰어야 하나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 존스가 이같이 고민에 빠진 이유는 99년대회와 2000시드니올림픽 때 5관왕이란 너무 높은 목표를 설정한 뒤 지나치게 긴장하는 바람에 그르쳤다는 ‘교훈’을 깊이 되새긴 결과. ‘세비야 악몽’에 욕심은 버렸는데 판단은 아직 쉽지 않다.
또 3관왕에 만족한다면 계주는 어떤 종목을 뛰어야 하는지도 고민. 시드니올림픽에서 바통 터치가 삐끗하는 바람에 바하마와 자메이카에 이어 ‘치욕의 3위’를 차지한 아픈 기억이 있어 선뜻 400m계주에 출전할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또 자메이카와 바하마 등 ‘타도 미국’을 외치는 나라가 많아 우승이 쉽지만은 않은 상태.
1600m계주는 지난해 그에게 올림픽 3관왕을 안겨다준 종목. 하지만 단거리 전문이라 자칫 질주 도중 역전의 빌미를 줘 금메달을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도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다.
미국육상경기연맹도 존스의 계주 출전 여부를 놓고 연일 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시작 2시간 전에만 통보해 주면 되기 때문에 존스의 목표 다관왕 수는 쉽게 결말이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주 결승은 대회 마지막날인 13일 열린다.
<에드먼턴〓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