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저스 타선을 '물방망이'라고 욕하기에는 이날 컵스의 선발 케리 우드의 구위가 너무 좋았다.
최고구속 156km의 빠른 볼이 스트라이크존 좌우 외곽을 날카롭게 찔렀고,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볼은 박찬호의 볼보다 더 낙차가 컸다. 여기에 빠른 직구와 구속이 20km 정도 차이나는 체인지업 까지 곁들였으니 거의 '언히터블' 수준이었다.
박찬호는 이날 7⅔이닝동안 4안타 6사사구 4탈삼진에 2실점했다. 케리 우드는 8이닝동안 3안타 2사사구 9탈삼진에 1실점했다. 투구내용만 놓고 봐도 박찬호의 패전은 당연했다. 오히려 1점차 밖에 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 구위는 케리 우드가 한수위였고, 위기관리 능력은 박찬호가 한수위였다.
올시즌 박찬호가 타선지원을 못받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날 경기는 '빈약한 타선' 때문에 진 건 아니다. 박찬호는 이날 선발 맞대결에서 케리 우드에게 판정패했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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