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22·안데를레흐트)이 도약대에 섰다. 설기현은 9일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발을 디딘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시점으로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서 슈퍼스타로 자리잡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의 정상급 클럽에만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 선수는 아직 한 번도 뛰어본 적이 없는 ‘꿈의 무대’.
‘차붐’ 이라는 애칭으로 독일 분데스리가를 헤집던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도 챔피언스리그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설기현은 올해 이적한 소속팀 안데를레흐트가 지난 시즌 벨기에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다.
설기현은 그동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유럽 무대에 자신의 인상을 심어 나갔다. 설기현은 지난 시즌 벨기에 안트워프에서 25경기에 출전, 10골 도움 3개를 기록해 ‘명문 클럽’인 안데를레흐트로 자리를 옮겼다. 5일 벨기에 슈퍼컵에서는 웨스터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 ‘세올’ 열풍을 일으키며 새 팀에서도 주전 자리를 굳혔다. 탄탄한 기량에 행운까지 따라준 것.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앞두고 출전 선수 명단을 발표할 때 “‘마이너리그’에서라도 꾸준히 뛰는 선수가 ‘빅 리그’에서 벤치를 지키는 선수보다 낫다”고 언급해 설기현의 기복없는 활약에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설기현이 이처럼 꾸준하게 성과를 보인다면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등 ‘빅 리그’ 진출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안데를레흐트 소속으로 강한 인상을 심었던 토마스 라진스키와 얀 콜러가 각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애버튼과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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