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에어컨이 보약이야"

  • 입력 2001년 8월 8일 18시 28분


연일 무더위 속에서 경기를 치르느라 여자프로농구 선수들의 얼굴이 반쪽이다.

여름리그는 98년부터 시작돼 벌써 네 번째 맞이하는 ‘폭염리그’지만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선수들이 기진맥진한 모습. 경기수가 지난해보다 팀당 5경기씩 늘어난 데다 이번부터 연고지가 생겨 홈앤드어웨이방식으로 전국 7개 도시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

다들 더위를 먹어 풀죽은 듯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다니는 데 반해 한빛은행 한새 선수들만 물 만난 고기처럼 생기가 돈다.

특수 보양식이라도 먹은 까닭일까? 대답은 ‘천만에’다. 여자선수들은 보양식이라고 하면 재료가 무엇이건 기겁을 한다.

걸출한 스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빛은행이 단독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법은 다름 아닌 냉풍요법.

경기가 진행되는 코트는 냉방이 잘돼 선수들이 뛰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라커룸은 딴 세상. 코트와 섭씨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찜통지대. 경기시작 전은 물론 2쿼터 끝난 뒤 15분간의 중간휴식 동안 라커룸에서 비지땀을 흘리면 진이 빠지게 마련.

한빛은행은 최근 이동형 에어컨 2대를 160여만원에 구입, 이런 고민을 말끔히 날려보냈다.

8일 광주 신세계전에도 한빛은행은 에어컨을 서울에서 가져와 라커룸은 물론 벤치 뒤에서도 냉풍을 뿜어댔다. 비록 경기에는 이겼지만 신세계 선수들은 땀흘리지 않는 한빛은행 선수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에 바빴다.

<광주〓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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