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을 떠올릴 때면 야구팬들은 언제나 홈런을 이야기한다. 이들 3명은 현 미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괴력의 슬러거들. 구장을 떠나면 다정한 동료사이로 돌아가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홈런에 관한 한 서로 질 수 없는 라이벌들이다.
이 3명이 12일 나란히 의미 있는 홈런포를 뿜어냈다. 먼저 시즌 홈런신기록 달성여부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리 본즈. 그는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2회 중월 3점홈런을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빠른 페이스로 50홈런 고지에 도달했다.
본즈는 팀이 117경기를 소화한 상태에서 50홈런을 때려냄으로써 98년 새미 소사가 121경기만에 기록한 50홈런 페이스를 추월했다. 그는 또 메이저리그에서 50홈런에 도달한 최연장자로도 기록됐다. 37세의 나이에 50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본즈의 올 시즌 예상 홈런수는 69개. 마크 맥과이어가 98년 세운 한 시즌 홈런 신기록(70개)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홈런에 관한 한 소사도 본즈에지지 않는 장타자. 본즈가 2회 홈런을 터뜨린 것을 지켜본 컵스의 소사는 7회 좌월 1점홈런을 쏘아 올리며 맞대응했다. 시즌 41호 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부문에서 본즈(50개) 루이스 곤살레스(43개·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어 3위를 지키며 녹록지 않은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홈런신기록(70개·98년)을 갖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 지난해와 올해 잦은 부상으로 팬들을 실망시켰지만 그의 괴력은 여전하다. 12일 셰어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맥과이어는 5회 시원스러운 2점 아치를 그려냄으로써 개인 통산 574호를 기록, 하몬 카일브루(전 미네소타 트윈스·통산 573홈런)를 제치고 역대 홈런 랭킹 5위에 올랐다.
놀라운 것은 그가 최근에 때려낸 10안타가 모조리 홈런이라는 점. 이는 최근 25년간 수립된 적이 없는 기록이다. 맥과이어의 시즌 성적은 타율 0.190에 불과하지만 38개의 안타 중 홈런이 무려 20개로 그야말로 ‘맞으면 넘어가는’ 특유의 장타력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쿠바출신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는 시카고 컵스전에서 8이닝 7안타 4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타석에선 2점 홈런을 포함, 4타수4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투수가 한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친 것은 97년 존 톰슨(콜로라도 로키스)이후 처음.
시즌타율이 0.333인 에르난데스는 1일 피츠버그전 이후 8연타석 안타를 터뜨리는 놀라운 타격솜씨를 과시하고 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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