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서정원 아시안슈퍼컵 ‘번쩍’…수원우승 일등공신

  • 입력 2001년 8월 12일 19시 13분


큰 경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내는 선수에게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가슴이 따뜻한 남자’ 서정원(31·수원 삼성)이야말로 ‘특별한 무엇’을 갖고 있는 축구스타다.

90년대 이후 한국축구가 결정적 고비를 맞을 때마다 바람처럼 나타나 한국축구를 상승세로 이끈 주인공이 바로 그다.

94년 미국월드컵 스페인전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출전한 서정원은 홍명보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뜨려 2-2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또 98프랑스월드컵 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동점골을 뽑아내 한국이 2-1로 역전승하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서정원이 큰 국제대회에서 빛을 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100m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골감각. 육상선수 출신인 서정원은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 그의 작은 체격(1m73, 67㎏)만을 보고 방심하는 상대 수비수를 순식간에 떨궈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뛰는 등 풍부한 경기 경험으로 노련미까지 갖춘 서정원이 최근 왼쪽 무릎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서정원은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지다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안슈퍼컵대회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의 경기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3분과 11분 잇따라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려 수원 삼성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은 서정원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과 함께 2003년 제2회 세계클럽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내며 아시아 최고의 프로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서정원은 최고조에 달한 기량뿐만 아니라 자신이 터뜨리는 1골당 50만원의 적립금을 모아 학대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하는 선행을 펼치고 있어 ‘가슴이 따뜻한 스타’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서정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동계훈련을 열심히 한 덕분에 컨디션이 무척 좋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2002년 월드컵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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