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 이호연 디자인 과장(48·사진)은 2002년 월드컵을 대표하는 상징물인 엠블럼과 마스코트, 그리고 포스터를 만드는데 참여해왔다.
그는 “디자인 작업 때 ‘한국의 얼’을 최대한 많이 깃들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공동 개최국 일본도 자국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했기 때문에 ‘공동선’을 추구할 수 밖에 없었던게 어려운 점이었다”고 말했다.
마스코트를 만들 때는 한국의 한복과 일본의 기모노를 형상화하는 것을 놓고 상당한 진통을 겪기도 했다. 결국 공동개최와 새천년 첫대회라는 것 등을 감안해 축구를 즐기는 상상의 이미지인 ‘아트모’로 결정하게 됐다고.
이 과장은 “88서울올림픽하면 마스코트인 호돌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런데 2002월드컵의 엠블럼과 마스코트는 공동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아직 사람들에게 뚜렷한 각인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드컵 분위기가 무르익고 엠블럼과 마스코트가 자주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면 각인효과는 커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해 산업디자인진흥원에서 파견된 이 과장은 제일기획에서도 근무했는데 당시 인형극으로 삼성전자의 ‘또하나의 가족’ 광고를 기획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산업디자인진흥원에선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람회를 기획했고 디자이너육성프로그램에서 교육관으로 활동했다.
이 과장은 요즘 각 개최도시 포스터와 경기장 픽토그램(안내 표지판) 등을 디자인하며 막바지 월드컵 준비에 땀을 쏟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