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대표팀 발탁 조건으로 ‘한국인 귀화’를 선언했던 샤샤는 최근 한국대표팀이 체코에 0-5로 패한 직후 열린 포스코 K리그 전북전에서 시위라도 하듯 동점골을 차 넣어 울산 현대 파울링뇨와 득점 공동선두(8골)에 올랐다.
특히 이날 경기는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김도훈(전북)과의 맞대결이어서 더욱 대조를 이뤘다.
대표팀이 자국 프로 선수의 결정판이라는 점에서 보면 귀화까지 선언한 샤샤의 대표팀 합류는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도 있다. 특히 샤샤는 97년 부산 대우 3관왕 등극, 98년 수원 삼성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99년 4관왕 달성 등 95년 한국땅을 밟은 이후 가는 곳마다 팀을 정상에 올리며 ‘우승 청부사’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럼에도 샤샤가 태극마크를 달 전망은 현재로선 비관적이다. 외국인 대표 선수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보다도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과의 ‘궁합’이 문제.
샤샤는 많이 뛰기보다는 정확한 위치 선정과 번득이는 슈팅 감각으로 골을 결정하는 스타일. 반면 히딩크 축구는 “전 선수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듯이 경기중 끊임없는 포지션 파괴를 통해 전술 완성도를 높이면서 작품을 만들어가는 스타일. 자연히 줄기차게 뛰고 부지런한 선수라야 그의 축구를 소화할 수 있다.
목발에 의지하던 히딩크감독이 3월25일 전남과 아디다스컵 개막전을 치른 샤샤를 공항에서 만나 “너보다는 잘 걷는다”고 뼈있는 농담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샤샤는 한국인 귀화 조건으로 초지일관 대표팀 발탁을 내걸고 있다. 현재로선 ‘제2의 신의손’이 탄생할 전망은 제로에 가깝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