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마해영, 임창용 등 걸출한 국내파 스타선수들과 마르티네스, 바에르가, 갈베스 등 기량이 출중한 용병들을 거느리고 있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삼성팬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겠지만 삼성 선수 중 핫코너를 맡고 있는 김한수의 비중은 다른 스타들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하위권 타순에서 언제나 장타력을 과시하며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던 김한수.
3루 수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벽한 수비력을 과시하는 그는 언제나 굳은 일을 마다않는 성실한 선수다.
하지만 지난 21일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김한수의 위상은 크게 위험을 받을 뻔 했다.
2-1로 간발의 리드를 지켜가던 삼성의 8회초 공격.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김한수가 타석에 들어섰다.
한점만 더 도망가면 안정권이라고 생각했던지 '코끼리' 김응용 감독은 김한수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감독의 지시에 충실했던 김한수는 번트를 시도했지만 두 개의 공을 파울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바뀐 투수 이강철의 구질이 워낙 지저분한 탓에...
볼카운트는 2-0.
쓰리번트의 모험을 선택하지 않은 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스윙을 하게 된 김한수는 작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미안함이 머리속에 맴돌고 있었다.
3번째로 날라오는 이강철의 볼은 125km의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
순간 김한수의 방망이는 힘껏 돌았고 홈플레이트를 떠난 볼은 밤공기를 가르며 좌측 펜스를 넘어갔다.
기아의 추격의지를 꺾어버리는 3점 홈런.
보내기 번트 실패의 미안함을 홈런 한방으로 대신한 순간이었다.
이 한방이 아니었으면 덕아웃에서 김 감독의 눈치를 살펴야 했으나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상황.
꼭 이 날 경기만 김한수가 이런 활약을 펼친 것은 아니다.
94년 입단 이후 거의 전경기를 출장하며 3할에 근접하는 타격을 선보였던 김한수는 절대 만만치 않은 삼성 하위타선의 중추역할을 맡아왔다.
입단 이후 많은 선수들이 트레이드 명단에 오르락 내리락하지만 삼성에서 김한수의 이름이 트레이드 명단에 거론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만큼 팀내에서 자치하는 비중은 크다는 반증.
비록 이승엽보다 인기는 떨어지지만 임창용보다 연봉은 저렴(?)하지만 삼성의 핫코너를 책임지며 하위타선을 이끌고 있는 김한수의 위치는 탄탄하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단, 김한수라는 선수는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꾸준히 개선시킬 줄 아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 지금의 김한수를 만들었고 또 지금보다 나은 김한수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큰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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