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스케이트보드를 시작으로 인라인스케이트와 바이시클스턴트(BMX) 등 이른바 ‘B3’종목은 이미 신종스포츠에서도 ‘고전’ 종목이 됐다.
최근엔 오토바이로 묘기를 부리는 모터크로스(MTX)와 얼음판 위에서 타는 루지를 길거리로 끌고 나온 스트리트루지 등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엑스게임 최대의 잔치는 ‘ESPN 섬머엑스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올해에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다.
국내 엑스게이머들의 수준은 과연 어느정도나 될까. 아시아컵을 4연패한 고미영이 선전하고 있는 스포츠클라이밍 빼고는 한마디로 우물안 개구리 격.‘B3’ 종목에서 단 한차례도 경쟁부문에 출전한 적이 없다.
최근 사상 처음으로 엑스게임 한국대표팀이 구성돼 해외나들이를 했다.
국민생활체육전국엑스게임연합회가 ‘B3’종목 10명의 선수들을 8일부터 13일까지 일본 오카야마액션스포츠파크에서 벌어진 일본선수권대회에 파견, 시범경기를 펼친 것.
세계적 수준급 선수들을 접한 대표선수들은 주눅이 들었다.
“인라인스케이트는 우리도 프로급인 것 같은데 스케이트보드는 마니아수준, BMX는 기술이나 게임운영에서 아마추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게 한 대표선수의 자체평가.
대표선수들은 한마디로 ‘부러움 반 억울함 반’을 느꼈다. 국내에선 제대로 연습할 곳 조차 찾을 수 없는 형편인데 90년대 중반 한국과 같은시기에 엑스게임열풍이 분 일본의 수준이 너무 부러웠던 탓이다.
일단 경기가 벌어진 오카야마파크는 면적만 2만4000평. 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히로시마스트리트파크 등 정식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엑스게임파크가 일본엔 40여개가 있는 반면 국내엔 5개 밖에 없다. 그나마 몇 개는 유지보수가 안돼 사고위험에 노출돼있는 형편.
국내선수들의 국제경기 참가가 전무한 반면 일본은 이런 시설적 지원 속에 유키 이토와 유키 다케시 형제 등이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밥먹듯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엑스게임의 전망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26일 서울 도봉엑스스포츠랜드가 준공돼 ‘G-Shock 스케이트보드 잼투어’가 성대하게 벌어졌다. 국내 다섯 번째 엑스게임파크인 도봉엑스스포츠랜드는 500평으로 국내최대규모.
엑스게임연합회 장영선이사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서 엑스게임파크 건설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보수를 잘해 실제로 엑스게이머들이 충분히 연습할 수 있게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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