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은 ‘여인천하’…넘치는 파워에 구름관중

  • 입력 2001년 8월 30일 18시 31분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은 올해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여자단식 결승이 뉴욕 현지 시간 토요일 오전에서 프라임타임인 저녁으로 옮겨져 치러지는 것이다. 경기 시간은 대개 TV 중계에 맞춰 결정되기 마련. 최근 여자 테니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황금시간대’를 차지하게 됐다.

실제로 미국 내 여자스포츠 가운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의 시청률은 피겨스케이팅의 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2.1%이며 여자골프 LPGA투어는 1.1%로 6위에 불과하다. 최근 몇 년간 US오픈 시청률을 보더라도 99년 남녀단식의 시청률은 각각 6.3%로 똑같았고 지난해에는 오히려 여자단식 결승이 5.8%로 남자단식(4.2%)보다 높았다.

미국에서 여자 테니스가 이처럼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얼까. 우선 골프가 이방인에게 안방을 내준 반면 테니스는 윌리엄스 자매, 린제이 데이븐포트, 제니퍼 캐프리아티 등 미국인 선수가 정상을 질주하고 있기 때문. 이들은 20대 나이로 코트에서 남자 못지않은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 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정상급 기량과 함께 유난히 미모까지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경기 외적인 볼거리도 많다는 분석.

뉴욕 시내 곳곳에는 US오픈에 출전한 여자 스타들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붙어 있어 이런 열기를 반영하고 있으며 여자선수 경기에는 관중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US오픈 우승상금이 다른 대회와 달리 남녀 똑같이 85만달러인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30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단식에서도 이 같은 인기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세레나 윌리엄스, 데이븐포트가 나란히 순항했다.

톱시드의 힝기스는 2회전에서 러시아의 리나 크라스노루츠카야를 37분 만에 2-0(6-0, 6-2)으로 가볍게 누르고 3회전에 올랐다. 99년 챔피언 윌리엄스도 데니사 흘라드코바(체코)를 단 2게임만 내준 채 2-0(6-1, 6-1)으로 꺾었다. 3번 시드의 데이븐포트는 에미유 로이(프랑스)를 42분 만에 2-0(6-0, 6-2)으로 누르고 3회전에 진출했다.

깜찍한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는 올 윔블던 준우승자인 쥐스틴 에냉(벨기에)은 패티 슈나이더(스위스)에게 2-1(6-7, 6-1, 6-4)로 역전승했다.

상대적으로 위축 받고 있는 남자단식에서는 톱시드로 올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체코의 다니엘 바첵을 맞아 고전 끝에 3-1(6-4, 6-4, 3-6, 7-5)로 이기고 서전을 장식했다. 윔블던에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노리는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는 서브에이스 25개를 앞세워 홈코트의 휴고 아만도를 3-0(6-4, 6-4, 6-3)으로 가볍게 따돌렸다. 올 윔블던 결승에서 이바니세비치에게 패했던 패트릭 라프터(호주)도 벨기에의 크리스토프 로커스를 3-0(7-5, 6-2, 6-1)으로 완파했다.

<뉴욕〓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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