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원조 훌리건 온다” 비상 걸린 독일

  • 입력 2001년 8월 30일 23시 45분


관광객들이 독일 뮌헨시를 찾는 이유 중의 하나는 ‘호프브레하우스’라는 유명한 맥주홀을 방문하는 것.

그러나 다음달 2일(한국 시간) 열리는 2002월드컵축구대회 유럽 예선의 최대 이벤트인 독일-잉글랜드전을 앞두고 뮌헨 올림픽스타디움 근처에서는 경기 전 3시간 동안 그리고 경기 후 2시간 동안 술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그 이유는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독일과 잉글랜드 훌리건(축구장 난동꾼)이 맞부딪치며 일어날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

뮌헨시 전체에 비상이 걸려 있을 정도로 독일과 잉글랜드 훌리건의 만남은 공포 그 자체. 양국 훌리건들이 그동안 저질러온 악행을 살펴보면 이런 움직임이 결코 호들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98프랑스월드컵 때 독일 훌리건들은 프랑스 헌병을 때려 숨지게 했고 잉글랜드 훌리건들은 프랑스 마르세유시를 초토화시키며 준전시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두 나라 훌리건들은 2000유럽축구선수권대회 때 벨기에에서 맞붙어 난장판을 만든 적도 있다.

이 때문에 뮌헨시는 600명의 경찰을 경기장 주변에 투입했고 훌리건들의 동태 감시에 들어갔으며 몇몇 우두머리급 훌리건들에 대해서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역 경찰서에 자신의 행적을 보고하지 않으며 무거운 벌금을 내릴 방침.

또한 잉글랜드 치안 당국도 훌리건 537명의 독일 여행을 금지시켰고 16명의 훌리건 전담 경찰을 뮌헨시에 보내 공조 경비 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독일축구협회의 호스트 슈미츠 사무총장은 “2006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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