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축구도 이어 열린 경기에서 중국과 전 후반 득점 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 동메달을 추가했다.
31일 베이징 시아농탄스타디움. 후반 33분까지만 해도 프랑스에 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한국 여자축구는 이후 막바지 14분 사이에 이명화 박경숙(이상 INI스틸) 이지은(숭민 원더스)이 잇따라 그림 같은 3골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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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한국 여자축구는 첫 출전한 국제종합대회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거는 한편 앞서 대회 8강전에서도 일본에 사상 첫 승리를 거두는 등 세계 정상권에 바짝 다가서 2003년 베이징 여자월드컵축구 전망을 밝게 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6분 강선미(숭민 원더스)가 정정숙(울산 과학대)의 왼쪽 센터링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가슴으로 받아 떨군 뒤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어 기선을 잡았다.
한국은 그러나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잇단 수비 실책을 범하며 내리 3골을 허용, 벼랑 끝에 몰렸다.
이후 불타는 투지를 앞세워 맹렬한 추격전을 펼친 한국은 후반 33분 이명화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데 이어 39분 박경숙이 찬 프리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네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지난달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 중국전에서 동점골을 넣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던 ‘매운 땅콩’ 이지은.
이지은은 인저리타임이 적용되던 후반 47분 마지막 프리킥 찬스 때 김유진(울산 과학대)이 오른쪽 코너에서 올려준 것을 골지역으로 달려들며 오른발 슛, 대역전 드라마를 완결지었다.순간 ‘짜요(힘내라)’를 외치며 한국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던 중국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프랑스 선수들은 역전패가 믿어지지 않는 듯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흐느꼈다.
한국은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이날 남녀 축구에서 동메달을 보탰지만 금 3, 은 10, 동 14개로 금메달을 하나 추가한 영국(금 4)에 밀려 종합 10위로 다시 한 계단 하락해 4년만의 10위권 진입이 어려워졌다.한편 남자농구는 터키의 기권으로 15위에 올랐고 남자수구는 그리스에 6-13으로 져 12위에 머물렀다. 육상 남자 10종경기에 출전한 김건우(한국체대)는 6227점으로 15위에 그쳤다.
<배극인기자·베이징연합>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