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3회전. 아가시는 예선 통과자인 라몬 델가도(파라과이)와, 샘프러스는 19세의 신예 미하일 요즈니(러시아)와 각각 맞붙었다. 이날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이 2경기에는 3만2078명의 팬이 몰려들어 대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아가시와 샘프러스는 나란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아가시는 노련미를 앞세워 3-0(7-5,7-6,6-3)으로 이겼고 샘프러스 역시 10개의 서브 에이스와 36개의 위닝샷에 에러는 단 18개에 그치며 1시간29분만에 3-0(6-3,6-2,6-2)으로 완승했다. 3회전에 오른 32명 가운데 미국인 선수는 아가시, 샘프러스와 ‘샛별’ 앤디 로딕 3명뿐. 이 대회에서 6차례 우승을 나눠 가진 아가시(2회)와 샘프러스(4회)로서는 자국 팬의기대에 더욱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4회전까지 순항했지만 이들의 앞길이 순탄하지 만은 않을 전망. 아가시는 올 윔블던에 샘프러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아메리칸 킬러’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8강 진출을 다툰다. 샘프러스도 올 윔블던 준우승자인 강호 패트릭 라프터(호주)와 만나게 돼 험난한 승부가 예상된다.
‘영국의 희망’인 9번 시드의 팀 헨만(영국)은 세계 랭킹 43위인 아비 말리슈(벨기에)에게 68개의 에러로 무너지며 2-3(7-6,3-6,5-7,6-4,4-6)으로 역전패,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올해 21세인 유망주 말리슈는 벨기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 대회 16강에 진출하는 기쁨을 누렸다.
여자단식에서 4번 시드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비너스 윌리엄스(미국)가 리자 레이먼드(미국)를 2-0(6-3,6-4)으로 완파하고 16강에 합류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