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테니스대회인 US오픈 여자단식 4회전.
7번 시드의 왼손잡이 모니카 셀레스(미국)는 18세의 신예 다야 베다노바(체코)에게 1-2(5-7, 6-4, 3-6)로 패했다.
셀레스는 이 대회에만 나오면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던 게 사실. 91년과 92년에 2연패를 달성한 뒤 93년에는 대회를 앞두고 독일 뮌헨에서 한 관중이 휘두른 칼에 등을 찔리는 바람에 출전조차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1년 간의 공백 끝에 코트에 복귀해 95년과 96년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고 최근 4년 간 계속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각별한 인연은 힘을 잃게 된 셈. 셀레스는 “이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생애 처음이자 시드를 받지 않은 선수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베다노바는 톱시드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힝기스는 엘레나 도키치(유고)를 2-0(6-4,6-0)으로 눌렀다.
남자단식 3회전에서 올 윔블던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당당히 우승한 15번 시드의 고란 이바니세비치(크로아티아)가 세계 40위 알베르트 코스타(스페인)에 0-3(4-6, 6-7, 6-7)으로 무릎을 꿇었다. 또 5번 시드의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도 19세의 샛별 토미 레브레도(스페인)에 2-3(6-7, 6-4, 4-6, 6-4, 6-7)으로 아깝게 져16강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톱시드로 올 프랑스오픈 챔피언인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 역시 ‘지옥 문’ 앞까지 갔다 간신히 가슴을 쓸어 내렸다. 막스 미니(벨로루시)와의 3회전에서 세트 스코어 0-2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내리 3세트를 따내며 3시간19분의 사투를 겨우 역전승으로 이끈 것.
상위 시드 선수들이 고전한 이날 99년 여자단식 챔피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는 올 윔블던 준우승자 쥐스틴 에넹(벨기에)을 2-0으로 완파하고 준준결승에 올랐다. 3번 시드의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도 엘레나 리호프체바(러시아)를 2-1로 꺾었다. 8강에 만난 윌리엄스와 데이븐포트는 지난해 이어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