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카레이싱 마니아 '부쩍'…＂속도 한계에 도전한다＂

터질 듯한 굉음의 엔진, 박찬호의 강속구보다 더 빨리 내닫는 자동차, 머플러에서 뿜어나오는 하얀 연기….’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자동차 전용 경기장). 매끈하게 잘빠진 경주용차 4대가 주말 경기를 대비해 2.1㎞ 길이의 코스를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속도 경쟁을 펼칠 때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손에 땀이 차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특히 직각이나 다름없는 급커브길을 시속 100㎞를 넘는 속도로 가뿐히 통과할 때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금이 저려오기까지 했다.

목숨을 걸고 속도의 한계에 도전하는 카레이싱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신기에 가까운 운전 솜씨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스피드를 즐기는 매니아들이 늘고 있기 때문.

현재 국내 공식기구인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에 등록된 카레이서는 3000여명. 이 가운데 레이싱팀 소속으로 직접 경기에 참가하는 프로 카레이서는 100여명 정도. 나머지는 다른 직업을 가진 채 취미로 즐기고 있다.

▽카레이싱의 매력〓카레이서들은 자동차 경주에서 즐길 수 있는 스피드가 마약과 같다고 한다. 한번 스피드의 매력에 빠지면 자다가도 엔진 굉음 소리가 들리고 바람을 헤치며 질주하는 순간이 연상되기 때문.

작년부터 E레인 레이싱팀에서 본격적인 카레이서 활동을 하고 있는 탤런트 장세레씨(26)는 “지난해 9월 첫 경기에서 전복사고가 났지만 옆 차를 앞질러 나갈 때의 통쾌함 때문에 핸들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카레이서가 되려면〓자동차 경주장인 서킷에서만 사용되는 카레이서 전문 면허를 따야 한다. 선수용 면허는 KARA에서 발행하는 협회 면허와 스피드웨이에서 발행하는 서킷 면허가 있다.

협회 면허는 운전면허증 사본, 주민등록증 사본 등 구비 서류를 내고 일정 기간 레이서 교육 과정을 거치면 받을 수 있다. 면허를 받으면 원메이커 클래스에 출전할 수 있다.

서킷 면허는 A와 B 등 두 가지가 있다. A는 곧바로 원메이커나 투어링카 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지만 B는 스포츠 주행과 신인전만 뛸 수 있다. 등급을 올리려면 신체검사서를 제출한 후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스피드웨이 라이선스는 매달 둘째, 넷째 주 일요일 시험을 치러 발급한다.

▽어떤 경기가 있나〓크게 6가지로 구분된다. 배기량 1500㏄ 이하급 자동차 경주인 원메이커A와 신인전인 원메이커B, 배기량 1600㏄ 이하인 투어링B, 2000㏄ 이하인 투어링A, 그랜드 투어링, 포뮬러 1800 등이 있다. 원메이커와 투어링 차량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양산돼 판매되는 차량. 특히 원메이커 차량은 개조가 금지돼 있다.

투어링 차량은 제한적으로 개조를 허용하며 포뮬러 1800은 처음부터 경주 전용으로 만든 차량이다.

▽관전 포인트〓스피드웨이는 직선 구간이 짧고 코너가 많은 유럽형 테크니컬 코스이기 때문에 직선 구간의 최고속도는 시속 190㎞ 정도. 전체 서킷을 볼 수 있는 1번 코너와 많은 차량들이 직선 구간을 향해 꼬리를 물고 경쟁하며 돌아 나오는 마지막 코너가 관람하기에 좋다. 또 자동차 경주의 꽃이라고 불리는 레이싱 걸들을 보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