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들은 모두 바쁜 직장일로 주말을 이용해 어렵게 산을 오른다. 3개팀으로 나뉘어 구간별로 걷는 23명의 종주대원 중 한라팀을 맡고 있는 이석환(36)과장은 직급과 상관없이 총대장격. 그는 계명대시절 산악부로 활동하며 등정에 성공하지는 않았으나 히말라야 고산까지 갔다온 ‘진짜 산사람’이다.
컴팩코리아 등산반 홈페이지(www.compaq.co.kr/mt)에는 백혈명 어린이 돕기 후원자 모집 안내와 함께 이씨가 등산장비 구입, 식량, 걷는 법 등 초보동료들을 위한 안내 게시물이 가득하다.
“회사에선 제가 상사이지만 산에선 꼼짝마에요, 특히 산에서 물 찾는 솜씨는 귀신이에요” 등산반 회장이지만 항상 넉넉한 체격 때문에 산행길에서 뒤처지는 강신홍 차장의 말이다.
이석환 과장은 “산에 오르며 흘린 땀으로 남을 돕는다고 생각하니까 예전에 무턱대고 등반할 때 보다 정신적인 면에선 더 좋다”며 웃는다.
이과장의 부인 이명숙씨(31)는 이씨가 군제대후 복학했을 때 산악부 새내기. 이씨가 전국 유명산을 유람하며 평생 반려자로 만들었지만 산악부출신 아내는 ‘위험하다’고 해외 고산등반은 극구 반대한다.
이과장을 비롯한 등산반원들은 요즘 마음이 무겁다. 도움을 준 세명의 어린이 중 한명이 병이 재발했기 때문. “아이보다 그 부모가 희망을 잃을까봐 걱정이에요.” 백혈병 어린이 돕기 문의 02-6002-2557.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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