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에서 첫 수혜자가 나왔다.
어떤 수혜자?
순위를 확정지은 상위권팀이 하위권팀을 상대로 전력투구하지 않는 특별한 혜택을 주는 그런 상황이다.
정황은 이렇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거의 확정짓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7일 현재 7위인 LG를 상대로 4연전을 시작한 삼성은 1,2차전을 힘겹게 승리로 장식하며 2위 현대를 7게임차로 따돌렸다.
이후 8일 벌어진 더블헤더 2차전.
1차전을 승리한 삼성 김응용감독은 6시 30분에 시작될 2차전을 준비하던 중 현대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5시에 시작한 현대와 롯데전은 5회 현재 0-5로 롯데의 리드.
김 감독은 2차전 선발을 임창용에서 3년차 투수인 이동은으로 교체했다.
이후 출전한 투수들 역시 강영식을 비롯해 정성훈, 이준호, 김덕윤 등 출장기회가 적은 신인급이었다.
1차전 투수가 박동희, 김현욱, 김진웅 등이었음을 감안하면 마운드의 무게가 한참 떨어졌음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그동안 1위 확정에 대한 축하를 거절했던 김응용감독도 이젠 삼성의 1위를 확신하는 듯 싶다.
덕분에 LG는 8일 더블헤더 2차전과 9일 경기를 비교적 손쉽게(?) 따냈다.
앞으로 LG가 남겨놓은 삼성전은 3경기.
이후 상황이 돌변하지 않는다면 LG는 삼성으로부터 3승을 선사받을 수도 있다.
또 1,2,3위 팀 감독들이 지금처럼 6게임차로 늘어선 현실을 인정한다면 남은 경기에서 전력투구보다는 전력점검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현대의 김재박 감독은 벌써 선수관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으니...
11-13일 현대전, 14-16일 두산전을 앞두고 있는 LG.
10일 현재 4위 기아와는 2.5게임차.
아직은 준플레이오프를 포기하기엔 이른 시점에서 상위권팀들과 일전이 준비되어 있는 LG의 대진표.
과연 이 3팀의 감독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LG를 잡으려 달려들 것인가, 놔줄 생각인가?
LG 자체의 힘도 중요하지만 4위 경쟁팀들이 봐줄리는 만무하고 행여 상위권 팀들이 살살해준다면 LG의 4강행은 그다지 험난하지만은 아닐 전망.
이번 주중 경기 동안 LG가 삼성에게서 받은 혜택을 두산과 현대에게서 또다시 받는다면 LG는 4강행에 탄력을 받게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LG의 희망사항이겠지만 지켜볼만한 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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