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수비. 아프리카팀은 빠른 스피드와 기술을 자랑하지만 볼을 오래 잡고 있는 습관이 있다. 이것은 미드필드부터 상대공격수가 볼을 잡을 때 적극적으로 압박해 들어가는 수비를 펼쳐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국선수들은 그저 자리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 후반에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최성용이 중앙미드필더로, 송종국이 중앙수비수로 나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았지만 보완할 부분은 여전히 남았다.
단 한번의 페인트에 뚫리는 선수들의 수비력과 2차 수비라인과의 협력 부족이 컸다. 특히 빠르고 기술이 좋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김상식을 당초 포지션인 사이드백이 아닌 중앙수비수에 넣은 것이 큰 패착이었다. 포메이션의 변형과 협력훈련, 그리고 선수기용 등으로 시급히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공격라인도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하다보니 미드필드부터 최전방으로 제대로 볼이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에 스피드가 좋은 이천수가 왼쪽 날개로, 최성용이 중앙미드필더로 나서면서 그나마 공격에 활력소를 찾았다. 2002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아프리카와 남미, 그리고 유럽지역 팀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
<허정무 KBS해설위원 겸 본보 객원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