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흐름의 경기’. 조그마한 범실이나 방심이 순식간에 승부를 좌우한다. 그래서 경기 초반 감독과 선수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기싸움’이며 이 싸움에서 이기도록 하는 것이 바로 간판스타의 몫.
16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두산컵 제11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한국과 호주의 결승전의 스타는 신진식이었다.
1세트 들어 호주의 장신벽에 막혀 8-11로 리드를 당하던 한국에 기세싸움의 우위를 잡게 만든 것은 신진식의 폭발적인 강서브였다. 이미 호주와의 준결승에서 8개의 서브에이스를 잡아내며 호주팀에 공포의 대상이 돼버린 신진식은 이날도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연속적인 강서브 5개로 상대의 범실을 이끌어내며 순식간에 14-11로 전세를 뒤집어놓았다.
25-19로 첫세트를 따낸 한국은 2세트에서도 중반까지 계속 2점차의 리드를 좁히지 못하고 끌려갔다. 위기의 순간 이번에는 신진식의 블로킹이 빛을 발휘했다. 11-13에서 상대 공격을 블로킹으로 떨어뜨리며 점수차를 1점으로 좁히도록 한 신진식은 14-15에서 상대 주포 반 비스트 히드(2m7)의 라이트 강타를 블로킹으로 다시 한번 잡아내며 동점을 이끌어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세트와 2세트를 거푸 역전으로 따낸 한국은 3세트 후반 신진식의 부상으로 세트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으나 4세트에서 19일 결혼하는 예비신랑 김상우의 중앙속공과 이경수의 강타가 연이어 터지며 초반부터 점수차를 벌린 끝에 25-17로 세트를 끊어 결국 3-1로 승리했다.
국내 슈퍼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를 3연패한 신진식은 이번 대회에서도 MVP를 차지했고 8년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은 한국은 내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의가능성을 높였다.
<창원〓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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