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아시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 ‘아시아스피드페스티벌’이 벌어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최고의 볼거리인 스포츠카경주 ‘포르셰챌린지’를 앞두고 대회 본부와 레이서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본부측은 ‘시간계측을 위해선 차체에 구멍을 내야 한다’고 했고 레이서들은 ‘내 차에 왜 흠집을 내야하느냐’며 버텼다.
경기에 참가한 포르셰(GT3)는 자동차 값만 2억원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경주전용차로 개조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이번 대회에 총 19대의 포르셰가 참가했으니 한차례 경주에 자동차값만 40억원에 달하는 볼거리를 제공한 셈. 그러나 차 주인에게는 차체에 구멍을 뚫는 것이 자신의 몸에 비수가 꽂히듯 했을 법하다.
계측 기본단위가 1000분의 1초일 정도로 시간싸움이 치열한 것이 자동차경주. 그래서 차에 부착하는 스피드센서도 동일한 곳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 스피드웨이에 있는 계측기는 서킷바닥에 설치돼 있어 경주차 앞바퀴 안쪽 차체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스피드센서를 장착해왔다. 반면 이전에 경기를 벌였던 말레이시아 등에선 아치 등을 이용해 공중에 계측기를 달아 스피드센서를 지붕에 달거나 차 실내에 붙여왔다. 한국 경기장에 처음 나서는 포르셰 레이서들이 당황하긴 당연한 일.
결국 구멍 뚫어 센서를 달지 않으면 경기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에 레이서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자신의 ‘애마’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야 했다.
<용인〓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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