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다이빙잠수풀’. 이름과는 달리 전혀 ‘국제적’으로 보이지도 않고 행정구역상 대전이라고는 하나 밭 한가운데 있으니 사람발길이 잦을 것 같지도 않다.
‘똑똑’ 현관문을 두드리니 풀장대표 박금옥씨(39)가 “찾느라 고생했지요?”라며 반가운 미소로 맞아준다. 마흔이 가까운데도 생머리에다 화장기없는 얼굴이 소녀같다. 독신생활을 고집해서 그럴까?
박씨의 직업은 두가지. 하나는 다이빙잠수풀과 스쿠버전문클럽 넵튠다이빙하우스를 경영하는 것이고 또하나는 화가. 일주일에 두 번씩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대전시초대작가로 1년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전시회도 갖는다. 물론 그의 본 직업은 화가. 85년 대학졸업후 10년간 화실에만 틀어박혀있던 그는 95년 ‘화려한 외출’을 감행했다.
바다속 세계를 그려보고 싶었던 것. “ 색다른 것 한번 해보자는 주위의 꾐에 빠진거죠.”
얼떨결에 스쿠버를 시작했지만 평탄하지는 않았단다. “겁이 워낙 많아 한 2년동안 신경성 장염으로 고생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무서우면 관두면 되잖느냐고 반문하니 입을 삐죽인다. “그래도 물속에서 그림그리는게 얼마나 환상적인데요”.
물 속에서 그림을 그린다? “바다속에서 경치를 봐놨다가 나중에 작업합니까?”
“아니요, 캔버스하고 이젤 물감 붓을 다 바다 속에 들고들어가서 그려요.”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못믿겠다고 하자 비디오를 틀어준다. 어라,정말 바다속에 들어가 오리발도 벗어놓고 앉아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게 아닌가.
“물고기들이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 줄 아세요? 바다속에서 그림그리면요 다가와서 붓도 쪼아보고 이젤도 건드려보고….” 바다속 얘기에 박씨가 신이났다.
바다에 들어가면 되지 다이빙풀은 왜 만들었냐고 묻자 표정은 진지해진다.
“스쿠버를 돈 많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오해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반인들도 여유있게 배워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물론 이게 수입도 좀 생겨 생활에 도움이 되죠.”
자신이 직접 설계를 해 올 4월 스쿠버교육전용풀을 만들었다. 물론 한켠에 자신의 아뜨리에를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생각보다 돈은 많이 들지 않았단다. 부모님 소유의 농장 중 400평을 ‘무단점유’했으니까.
“아직 물과 완전히 친숙하진 않지만 제가 하는 일은 무척 즐기고 있어요.” 박씨의 달력에는 매 주말 제주도와 거문도 등지로 떠날 다이빙투어계획으로 빼곡했다.
<대전〓전창기자>jeon@donga.com
▽클럽 500여개 동호인 15만명▽
‘수중자가호흡장치’ 스쿠버(SCUBA)를 달고 잠수하는 스쿠버다이빙의 국내 동호인은 약 15만명으로 추산된다. 일부층만의 레포츠가 아니라 상당히 대중화됐다는 얘기.
스쿠버에 첫 발을 들여놓기 위해선 다이빙전용풀(표참조)이나 전문교육기관, 클럽에서 전문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아야한다. 서울 올림픽수영장 인근에 전문교육기관과 클럽이 30여개가 밀집된 것을 비롯, 전국에 500여개가 있다.
스쿠버의 입문 과정격이라 할 수 있는 ‘오픈워터 라이선스’ 과정은 이론과 실기를 포함, 30만∼40만원선으로 보통 해양실습비는 따로 내야한다. 1일 체험코스는 3만원 선.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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