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충청오픈 우승자 박도규

  • 입력 2001년 10월 4일 20시 34분


175cm, 75kg의 좋은 체격, 국가 상비군 출신으로 언젠가 큰 일을 저지를 듯한 느낌을 주는 박도규. 그가 프로 데뷔 7년 만에 마침내 우승, 무명의 꼬리표를 떼고 우승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985년 광주 송원고등학교 1학년때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김홍언 신부의 권유를 받아 골프를 시작했다. 국가 대표 출신으로 현재 PGA프로인 김진영에게 처음 그립 잡는 방법을 배운 그는 그 후 1-2년 동안 광주골프자의 헤드 프로로 재직하던 김형신 프로에게 스윙 위주의 사사를 받아 주니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87년부터 92년까지 국가 상비군을 지냈다. 국가 상비군이던 지난 89년 그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 자신이 속한 울산대학교의 골프부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한 후 한동안 골프클럽을 손에 잡지 않던 방황의 시절을 보냈다.

이때 만난 사람이 그의 골프인생에서 전환점을 안겨준 백찬영 전 국가대표 감독이다. 엄격한 스파르타식의 훈련으로 유명한 백 감독은 그에게 운동 선수로 갖춰야 할 기초 체력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줬다. 이때 그는 골프를 시작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언을 받았다. 군대에 입대하기 전까지 백 감독을 믿고 따른 그는 어느 자리에서건 "백 감독님에게 골프를 배웠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두 번이나 프로테스트에 합격한 묘한 경력의 소유자. 이는 국내 외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경주, 박노석과 같은 케이스. 이유는 지난 93년 봄 지방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프로테스트 결과 응시생들이 대거 부정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협회가 응시자 전원에 대해 재시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협회에서 내린 재시험 결정을 알지 못한 채 두 달 후 공군에 현역으로 입대했다. 최경주, 박노석등은 그 해 가을에 열린 프로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한 반면 그는 그 이듬해 10월 광주골프장에서 홀로 프로테스트를 치러야 했다. 결과는 1오버파로 무난하게 합격해 프로의 자격을 얻었다.

프로가 된 그는 광주에 있는 무진골프연습장에 근무하다 97년에 서울로 올라왔다. 지난 96년 투어프로 시드를 받아 각종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그는 99년까지 많은 프로들이 그렇듯 프로 초년생의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다. 프로가 된 후 그가 대회에 출전해 받은 상금은 4년 동안 연간 5백만 원 안팎

그러던 그에게 행운의 여신은 미소를 던졌다. 계약사가 생긴 것. 1999년 부경오픈과 PGA컵 골프토너먼트에서 톱 10 안에 든 그는 이듬해 진도 알바트로스와 연간 2천만원과 용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는 4년 동안 출전한 대회에서 받은 상금보다 많은 액수였다. 그의 가능성을 믿은 회사의 파격적인 후원이었다.

이 계약을 맺은 후 다소 숨통이 트이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그는 지난해 개막전으로 열린 호남 오픈 7위, 부경오픈 2위, 리딩투자오픈 7위에 오르는 등 6천만 원에 육박하는 상금을 받아 2000년 시즌 상금 랭킹 11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항상 좋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양극을 달리는 널뛰기 성적을 보였다. 가야골프장에서 열린 부경오픈3,4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우승자 최광수를 위협하기도 했지만

매경 오픈, SK텔레콤, 현대모터마스터스, 신한동해오픈 등 상금이 많이 걸린 대회는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맛봐야 했다.

큰 대회에서 예선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금 랭킹 1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주위에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기 때문. "지난 98년부터 수원골프장 입구에 있는 연습장의 김대모 사장에서 많은 조언을 받은 결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스윙을 봐 주는 김대모 사장을 아버님이라 부르며 따르고 있다. 김 사장은 클럽 피팅에도 일가견이 있는 고수. 김 사장의 지도와 함께 지난 겨울부터 이곳으로 연습 章소를 옮긴 박남신 프로 역시 그에게 많은 조언을 전했다고 한다.

또 그는 올 봄 그를 아끼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새롭게 골프용품 사장에 뛰어든 제이슨 상사와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 오직 연습에 전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계약 조건은 용품을 포함해 연간 5천 5백만 원을 지원받는 것 그리고 우승하면 상금의 30%, 10위 이내에 입상하면 상금으로 10%을 보너스로 받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올 3월부터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업을 하는 박충식 사장이 중심이 돼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출전 경비를 전달하는 등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는 후원회가 생겼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옆에 있어도 자신이 열심히 연습하지 않으면 헛일. 그는 '하루 적게는 1천 개에서 많게는 1천5백 개의 연습볼을 때린다."고 한다.

그리고 홀수 날은 홀 수 클럽, 짝수 날은 짝수 클럽으로 짧은 클럽에서 긴 클럽으로 바꿔가며 연습하는데 이는 예전에 박남신 프로가 이렇게 운동한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또 옆에서 같이 운동하다보니 이렇게 연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올해부터 협회의 추천을 받아 APGA투어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 출전한 마카오오픈에서 본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두 번째 출전환 싱가폴 오픈은 20위 권에 랭크됐으며 오는 8월 9일에 열리는 말레이시아 볼보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는 올해부터 협회의 추천을 받아 APGA투어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 출전한 마카오오픈에서 본선 진출이 좌절됐지만 두 번째 출전환 싱가폴 오픈은 20위 권에 랭크됐으며 오는 8월 9일에 열리는 말레이시아 볼보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의 도움과 부단한 연습, 그리고 외국 대회 출전기회의 확대 등 주변 환경이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그는 충청오픈을 앞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는 모험을 단행했다. 먼저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숏 아이언 연습에몰두했다. 유성오픈에 출전했을 때 1백 야드에서 1백 30야드의 공략에 부족함을 트낀 그는 이 대회 이후 집중적으로 연습을 거듭한 결과 1백 야드 이내는 어프로치 웨지, 1백 30야드 이내는 피칭 웨지를 사용해 볼을 핀에 직접 붙일 정도로 자신감을 얻었다.

또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대회 1주일을 앞두고 우연한 기회에 골프 잡지에서 본 마크 오메라의 그립으로 자신의 퍼팅 그립을 바꿨다. 일명 집게그립이라 불리는 이 그립은 왼손은 바로 잡고 오른손은 롱 퍼터를 사용하듯 그립을 잡는 것으로 바꾼 후 정상적으로 그립할 때보다 손목을 덜 사용해 스트로크가 훨씬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리고 그 동안 사용해 손에 익었던 드라이버도 과감히 바꿨다."충청 오픈 1,2라운드까지 사용하던 핑 드라이버 대신 3,4라운드에서 테일러메이드로 바꾼 것이 비거리를 약 20-25야드 정도 더 늘려 볼을 약 3백 야드까지 보낼 수 있어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프로데뷔 후 7년만에 우승한 박도규.

그러나 그는 "마지막 훌에서 플레이를 끝낸후 바로 뒤 팀에 있던 강욱순 프로님의 성적이 궁금했지만 이때 '2라운드 18번 홀에서 핀 30cm에 놓인 볼을 스리 펏한 것이 생각나면서 만약 내가 우승하지 못하면 그걸 못 넣어서 우승할 수 없게 된 것이다.'라는 자책감에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는데 강욱순 프로님이 마지막 버디 펏을 실패해 운 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며 겸손해 하면서

"우승이 결정된 이후 결혼한지 4년 된 아내에게 제일 먼저 기쁜 소식을 전했다."는 말고 함께 "그 동안 주위에서 도와주신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할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충청오픈이 끝난 이틀 후 호남 오픈 프로암대회에 출전한 그는 "(우승한 이후 처음으로)오늘 라운드했는데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후반기에 큰 시합이 많이 남아 있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빠제로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후 체계적인 훈련과 재정적 지원에 힘입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그는 국내 대회 3승과 상금랭킹 1위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그의 롱런을 개대한다.

(자료제공 : http://www.thegol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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