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여자농구 선수권대회 3연패를 노리던 한국이 3위에 그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우선 90년대 중반부터 대표팀을 이끌어오던 정은순, 전주원, 정선민 트리오가 자리를 비웠고 적절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
한국 여자농구는 67년 박신자, 김추자, 감명자 트리오가 세계 선수권대회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84년 LA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여자농구.
LA올림픽 여자농구 최고의 스타 박찬숙을 필두로 최경희, 성정아, 정은순, 정선민, 유영주, 전주원 등 수많은 농구스타들이 배출되어 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아 최강이라는 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표팀 주전선수들의 뒤를 이어줄 만한 대어급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대표팀의 노쇠화를 부추겼던 것이 아시아대회의 부진한 성적을 낳고야 만 것.
65년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가 시작된 이후 여자농구가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이 처음일 정도로 그만큼 이번 중국과 일본에 패한 것이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또한 최근 한국인들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무사안일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 최강이라는 미명아래 우수선수 발굴과 새로운 전술 개발에 게을리했고 이전에 사용했던 공격, 수비 패턴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상대 팀에게 고스란히 안방을 내준 상태에서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서버린 21세기에는 터무니없는 말일 뿐이다.
현실에 안주하고 미래를 위한 노력이 없다면 세계 선수권과 올림픽에서의 은메달을 차지했던 기억은 그저 한 때의 아련한 추억으로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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