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씨는 “두산-한화의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본 결과 지난해 현대 포수 박경완에 비해 ‘안방싸움’에서 열세였던 홍성흔의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져 이젠 대등한 위치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역대로 강팀엔 좋은 투수뿐만 아니라 뛰어난 포수가 있었다. 현대와 두산이 강팀의 반열에 올라선 것도 바로 박경완(29)과 홍성흔(24)이라는 걸출한 포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박경완은 쌍방울에서 현대로 트레이드 된 98년과 지난해 두 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최고의 ‘안방마님’.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능력과 타자의 허를 찌르는 뛰어난 투수 리드는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지난해엔 40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왕에 오르는 등 공격력까지 겸비했다.
박경완이 ‘중천에 떠있는 해’라면 두산의 홍성흔은 ‘뜨는 해’. 중앙고-경희대 출신으로 아마야구에선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프로에서 기량이 만개, 99년 입단하자마자 신인왕을 거머쥔 뒤 3년째 팀의 주전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엔 박경완과 함께 나란히 ‘드림팀Ⅲ’의 포수로 발탁돼 한국팀의 동메달을 일궈냈다. 타격은 박경완에 비해 약하지만 투수 리드와 블로킹 능력이 뛰어나고 투지가 좋아 야수들의 의욕을 북돋아준다.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포수의 구실에 따라 경기흐름이 좌우될 것은 당연한 일. 따라서 박경완과 홍성흔이 안방에서 투수와 내야진을 어떻게 ‘진두지휘’하느냐가 플레이오프 승부의 관건이다.
게다가 이들은 정수근(두산) 전준호(현대) 등 상대팀 빠른 주자들의 도루를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올 시즌 도루 저지율에선 박경완(0.467)이 홍성흔(0.246)을 앞서는 상태. 하지만 홍성흔은 “정규시즌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이라며 “3년째 포스트시즌 경험을 하는 만큼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지난해의 빚을 갚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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