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7, 110㎏의 거구 서장훈(SK나이츠)이 단연 첫 손가락에 꼽힌다. 체격으로 보면 털털하기 그지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
밥 먹을 때 남의 숟가락과 젓가락이 삐뚤게 놓인 것을 놔두지 못하고 숙소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할 정도로 깔끔을 떤다.
SK 프런트는 최근 서장훈의 예민함과 눈썰미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연고지를 청주에서 서울로 옮긴 SK는 유니폼을 새로 제작했다. 디자이너는 다름 아닌 서장훈. 기왕에 새 유니폼을 만들 바에는 미국프로농구 챔피언팀인 LA레이커스 것을 벤치마킹하자고 그가 제안한 것.
새 유니폼이 선수들에게 전달되던 날 삼성 썬더스와 연습경기가 벌어진 잠실실내체육관. 경기 전 벤치에서 동료들이 먼저 입은 유니폼을 흘깃 본 서장훈은 갑자기 프런트를 큰 목소리로 찾았다.
“유니폼이 다 저래요?” “….” 유니폼 상의와 하의 옆에 세로로 청색 띠가 둘러졌는데 상의와 하의 띠 폭이 달랐던 것. 폭이 10㎝는 족히 넘는 띠에서 불과 차이는 2㎝ 안팎.
그제서야 이상함을 발견하고는 “이건 연습용이야 다음에 잘 만들거야”라고 둘러댄 프런트 직원은 뒤돌아서며 고개를 절레절레.
<전창기자>je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