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 “타격 좋은팀 희망 시애틀 부러웠다”

  • 입력 2001년 10월 14일 22시 16분


박찬호
“타격이 좋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같은 팀으로 가고 싶다.”

올 시즌 종료와 함께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게 되는 박찬호(28·LA다저스)가 올 메이저리그 최다승팀(116승)인 시애틀 매리너스를 희망구단으로 점찍었다. 박찬호는 14일 귀국 인터뷰에서 “올 시즌 시애틀 매리너스를 보면서 ‘나도 저런 팀에서 한번 뛰어봤으면’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시애틀 같은 경우는 투수가 항상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팀”이라고 밝혔다.

박찬호가 구체적으로 희망구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방망이가 좋은 팀으로 가고 싶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시애틀처럼 타격이 좋은 팀이 이적의 ‘최우선 조건’임을 시사했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종료와 함께 다저스구단과 15일간 우선 협상을 벌이게 되며 이후엔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타 구단 어느 팀과도 자유로이 계약협상을 벌인다. 다음은 박찬호와의 일문일답.

-귀국소감은….

“1년마다 반가운 얼굴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고 좋은 시즌을 보내고 건강하게 돌아와서 다행이다.”

-올 시즌을 자체 평가한다면….

“작년에 굉장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힘들었는데 올해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곤했다. 많은 걸 배운 시즌이었다. 경기마다 플레이오프 같은 긴장감과 부담감이 들었다.”

-이제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데 만약 다저스를 떠나게 된다면 어떤 조건의 팀으로 가고 싶은가.

“아직 에이전트와 충분한 논의가 안 돼 섣불리 대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애틀 매리너스처럼 타격이 좋은 팀이 부러웠다.”

-다저스를 떠나고 싶은 생각과 남고 싶은 생각, 둘 중에 어느 쪽인가.

“대답을 안 하겠다.”

-올 시즌 다저스 코칭스태프와 마찰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감독이나 코치나 모두 첫 시즌이기 때문에 잘 하려고 노력했지만 자신 이외에 다른 것들을 돌아보는 시야가 부족했다. 과거에 내가 (코칭스태프에) 가졌던 따뜻함은 별로 못 느꼈다.”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5월초 시카고 컵스전에서 첫 부상을 한 뒤 다음 등판 경기가 힘들었다. 우겨서 나가긴 했지만 버티기 힘든 상황이었다.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느냐, 아니면 계속 제대로 던지느냐 하는 갈림길에 있었다. 그 게임은 실험적인 경기였다. 다행히 하고자 하는 의욕 때문에 소화해 낼 수 있었다.”

-허리 부상의 상태는 어떤가.

“사실 무리를 좀 했다. 완전히 나은 다음에 등판해야 했는데 나름대로 목표를 세운 게 있었기 때문에 참고 했다. 휴식을 취하면 상태가 좋아지곤 해서 버틸 수 있었다.”

-앞으로의 국내 일정은….

“당분간 푹 쉬려고 노력하겠다. 24일 공주에서 박찬호기 초등학교야구대회가 있고 이달 말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간다. 기회가 되면 국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도 가보고 싶다. 이번엔 꼭 티켓을 사서 들어가겠다(웃음).”

<인천〓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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