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사태 이후 한달 넘게 두문불출하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전담 캐디 없이 필드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18일 개막되는 미국PGA투어 내셔널카렌털클래식에 그동안 줄곧 캐디백을 메던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함께 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
대신 윌리엄스는 대회기간 고향인 뉴질랜드의 북섬에서 열리는 한 자동차 경주장 개장 기념행사에 참가, 카레이싱을 즐길 계획.
우즈와 손발을 맞춘 덕분에 지난해 100만달러 가까이 벌어들여 캐디소득 랭킹 1위에 오른윌리엄스는 골프대회가 없을 때면 파트타임 카레이서로 활동하고 있다. 자기 소유의 스포츠카인 무스탕을 타고 스피드를 즐기며 비포장도로 자동차 경주대회에도 자주 참가할 정도.
여가활동에 빠져 본업마저 내팽개친 윌리엄스에게 우즈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오히려 우즈가 자동차 경주에 대단한 관심을 보이며 나라도 같은 상황이라면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격려해줬다는 게 윌리엄스의 얘기.
단짝을 잃은 우즈는 스탠퍼드대 동창인 제리 창에게 캐디백을 맡길 생각이다. 만약 우즈가 성적이라도 나쁘면 그동안 정확한 조언으로 통산 85승을 이끌었던 특급 캐디 윌리엄스는‘역시 나 없이는 안 된다’고 우쭐댈지 모를 일이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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