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1패 후 3연승의 작은 기적을 일궈내며 지난해 우승팀 현대를 물리치고 2년 연속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의 신호탄은 이번엔 홍원기가 쏘아올렸다. 0-0으로 맞선 3회 선두타자로 나간 홍원기는 현대 에이스 임선동의 초구를 강타, 잠실구장의 드넓은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125m짜리 선제 1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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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안경현과 홍성흔의 차례. 1-0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가던 두산은 4회 1사후 김동주의 볼넷에 이은 안경현의 중전안타로 1, 2루의 득점 기회를 만든 뒤 홍성흔이 중견수 이숭용 앞에 떨어지는 총알 같은 안타를 터뜨려 1점을 보태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두산은 계속된 1사 1, 2루에서 8번 지명타자 이도형이 역시 임선동의 초구를 때려 전날 홍성흔이 날린 코스와 똑같은 왼쪽 폴대 근처에 떨어지는 3점 홈런으로 장식, 일찌감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5-0으로 앞선 5회에는 플레이오프 들어 침묵을 지키던 우즈가 오른쪽으로 밀어쳐 넘기는 1점 홈런을 날려 다시 한번 승리를 확인했다. 마운드에선 두산의 21세 선발 구자운이 7이닝 3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했고 2경기 연속 세이브를 올렸던 마무리 진필중은 이날도 8회 2사 1루에서 등판, 1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결국 경기는 두산의 6-1 완승으로 끝이 났고 하위타선의 ‘안성기 트리오’는 이날도 5안타 2타점을 합작한 것을 비롯,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팀의 38안타 중 23안타(60.5%), 19타점 중 12타점(63.2%)을 수확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또 홍성흔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5경기 연속타점과 포스트시즌 9경기 연속안타, 정규시즌 홈런 6개에 불과한 홍원기는 플레이오프 3경기 연속홈런을 비롯해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4홈런을 날리는 맹타를 과시했다. 98년 입단한 우즈는 이날 홈런으로 불과 4시즌 만에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9개의 홈런을 때려 기아 김성한 감독이 갖고 있는 최다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반면 현대는 이날 임선동이 맞은 3개의 홈런이 모두 직구였을 만큼 두산 타선에 철저하게 구질이 노출됐고 플레이오프 4경기 연속 무홈런의 빈타에 시달렸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20일 오후 2시 정규시즌 1위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구장에서 열린다.
<장환수·김상수·김종석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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