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타고난 선수라도 후천적인 노력이 없다면 평범한 선수로 남는다. 하물며 프로의 세계에서야….
이 점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꾀돌이’ 이영표(24·안양 LG)와 ‘앙팡테리블’ 고종수(23·수원 삼성)는 좋은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히딩크 사단의 붙박이’ 이영표는 성실한 모습과 기복 없는 플레이로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변함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타고난 실력에선 고종수에 비해 훨씬 뒤지지만 항상 훈련에 매달려 남보다 많은 땀방울을 쏟아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숱한 유혹을 뿌리치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최근엔 신앙생활도 하고 있다. 소속팀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독실하게 빠져든 것 같지는 않은데 정신적인 안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고.
이같이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있기에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뒤 6번의 국가대표 소집 때 부상으로 두 차례만 빠졌을 뿐 모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좌우 윙백은 물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수비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플레이어’로 올해 치러진 13번의 A매치 중 12번에 출전할 정도로 히딩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이에 반해 ‘히딩크 사단의 황태자’로까지 떠올랐던 고종수는 천부적인 실력에도 불구하고 자기관리 소홀로 ‘잊혀져 가는 스타’로 전락하고 있다.
고종수는 그동안 톡톡 튀는 스타일로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고 동물적인 감각과 과감한 플레이 때문에 히딩크 감독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튀는 행동이 도를 넘어선 데다 체력적인 한계로 플레이에도 문제가 나타나자 히딩크 감독이 눈을 돌리게 됐다.
최근엔 부상으로 재활치료중임에도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폭력사건에 연루되기까지 했다. 8월25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해 독일에서 수술까지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이젠 팬들도 그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다.
이영표와 고종수.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땀방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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