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더이상 신의손이 아니여"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7시 22분


"더이상 신의손이 아니다. 신의발, 신의몸이라 불러다오!!"

안양의 수문장 신의손(41)은 더 이상 신의손이 아니다!!

아마도 신의발, 신의가슴으로 개명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17일 수원에서 벌어진 정규리그 2위 수원 삼성과 3위 안양 LG의 맞대결.

전체적인 게임의 주도권은 삼성이 잡았지만 승리는 안양이 따낸 경기였다.

승리의 주역은 결승골을 넣은 히카르도와 어시스트를 성공시킨 최태욱 등을 들 수도 있지만 단연 돋보였던 것은 수문장 신의손.

0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는 신의손은 이날 경기에서 골기커가 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을 다 보여줬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실력을 과시했다.

전반 6분경 산드로의 절묘한 프리킥을 막아낸 신의손은 이후 손이 아닌 다른 도구(?)를 사용한 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다.

전반 16분 안양의 히카르도에게 선취골을 내준 수원의 공격은 파상적이었다.

결국 전반 37분 산드로가 왼쪽에서 날린 슛은 너무나 강했고 아무리 반사신경이 빠른 신의손도 어쩔 수 없는 상황.

하지만 골을 골네트를 가르지 못했다.

산드로의 강한 슛은 신의손의 손이 닿기 이전에 가슴으로 막아냈고 흘러나온 공을 기다린 데니스의 왼발 강슛 역시 신의손에게 제압되고 말았다.

후반 18분의 상황은 거의 골이나 다름없었다.

거세게 밀어붙히던 수원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것은 문전 혼전 중 서정원의 패스를 받은 이기형의 슛!

오른쪽 골문 근처에 자리잡은 이기형은 불과 4-5m거리에서 서정원의 패스를 받았다.

이순간 신의손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노마크 찬스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득점 찬스였다.

하지만 이기형의 슛은 손보다 먼저 내민 신의손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90% 가량 골이라고 생각했던 상황까지 완벽하게 처리해 내는 신의손을 바라보는 수원 선수들의 표정을 그야말로 뭐 씹은 듯 싶었다.

이후 신의손의 선방은 거의 신의 경지였다.

완벽한 위치 선정과 판단력으로 손은 물론이고 발과 가슴, 심지어 얼굴까지 동원해서 필사적으로 골문을 지켜냈다.

전반 16분 선취골을 넣은 이후부터 줄기차게 빗장수비를 펼쳤으니 신의손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음이 분명하다.

가뜩이나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고 있는 안양과 수원의 경기에서 불혹의 나이를 넘긴 신의손.

조카뻘되는 선수들과 뛰고 있지만 아직도 그 활약은 예전의 명성 그대로다.

손과 발 그리고 온몸을 동원한 그의 플레이는 안양의 V2행진에 큰 원동력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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