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리는 2001동아경주오픈마라톤 풀코스에 출전하는 부산마라톤연합회 사무국장 엄시영씨(44·사진).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뛰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하루 평균 뛰는 거리만 20㎞정도. 하루라도 안 뛰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일도 잘 안 풀린다. 지난 2년8개월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는 일을 멈춘 적이 없다.
엄씨가 마라톤을 시작한 것은 99년 3월. 당시 위장병과 심근경색 때문에 유명 병원을 계속 찾아다녔지만 치유가 되지 않아 고생하고 있었다. 그때 주위에서 “마라톤을 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권유해 곧바로 시작하게 됐다.
뛰니 너무 좋았다. 당초 ‘운동을 하면 병이 호전되겠지’란 단순한 생각에 뛰기 시작했지만 곧 병의 치유보다는 뛰고 난 뒤 쾌감에 빠져들었다. 물론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힘이 들어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땀을 흠뻑 흘린 뒤 느끼는 기분이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래서 뛰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뛰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사이 어느새 병도 사라졌다. 위장병과 심근경색이 소리도 없이 자취를 감춘 것. 85㎏이던 체중이 70㎏으로 줄었고 손발이 절이던 증상도 깨끗이 사라졌다.
엄씨는 이젠 ‘마라톤광’으로 통한다. 마라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자 부산마라톤연합회에서 그를 1년 만에 사무국장으로 앉혔다. 필름현상소를 운영하는 그는 회원들의 마라톤대회 출전은 물론 1년에 두 번씩 개최하는 마라톤대회운영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엄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뒤 50일 만에 하프코스에 도전해 완주했고 지금까지 풀코스는 3번 뛰었다.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58분대.
엄씨는 “이번 동아경주오픈마라톤에서 3시간30분 이내에 들어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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