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이 8회말 무사 만루의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며 챔피언십 시리즈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2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김병현의 눈부신 호투와 활화산 처럼 타선이 폭발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11:4로 대승을 거뒀다.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둔 애리조나는 시리즈전적 3승1패를 기록, 1승만 보태면 창단 4년 만에 대망의 월드시리즈에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다. 애리조나는 22일 오전 9시 1차전 완봉 투수인 랜디 존슨을 내세워 5차전에서 시리즈를 마감할 기대에 부풀었고 애틀랜타는 2차전 승리투수 톰 글래빈에게 ‘벼랑끝 탈출’의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김병현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김병현은 21일(한국시간) 터너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와 애틀랜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 8회 무사만루의 위기에서 등판했다.
애리조나가 7:3으로 여유있게 앞서 있었지만 김병현 바로 앞에 등판한 미겔 바티스타가 연속 3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해 자칫하면 역전패를 당할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김병현은 거침없는 투구로 애틀랜타 타선을 압도했다.
김병현이 처음 만난 상대는 2차전 결승홈런의 주인공 하비 로페스. 그러나 로페스는 초구에 김병현의 145㎞짜리 직구에 배트를 돌렸으나 힘에서 밀리며 5(2루수)-6(유격수)-3(1루수)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지만 애틀랜타의 상승세가 순식간에 꺾인 것은 당연. 가볍게 투아웃을 잡은 김병현은 톱타자 마커스 자일스를 3루 직선타구로 잡아내 5개의 공으로 간단하게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병현은 애리조나가 8회 크렉 카운셀의 적시타와 루이스 곤잘레스의 3점홈런등으로 점수차가 11:4로 크게 벌어진 가운데 9회말 부담없는 투구로 3타자를 가볍게 범타처리하며 경기를 마감했다. 훌리오 프랑코를 1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김병현은 ‘강타자’ 치퍼 존스를 1루땅볼, 브라이언 조던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냈다. 투구수는 단 15개였고 그중 스트라이크가 무려 10개.
▶김병현이 경기후 맹타를 휘두를 카운셀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로써 김병현은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한국선수로는 처음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기록한데 이어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세이브를 따내 동양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포스트시즌 3연속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애리조나의 완승으로 끝났다. 애리조나는 1회와 2회 각각 1점씩을 내주며 애틀랜타에게 끌려갔으나 3회에만 3개의 에러를 저지르며 자멸한 애틀랜타에 11:4로 역전승,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했다. 애틀랜타는 ‘에이스’ 그레그 매덕스를 내세워 필승을 노렸으나 3회초 수비에서 3루수 존스와 유격수 산체스 투수 매덕스가 차례로 에러를 저지르며 4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한이닝 3개의 에러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신기록.내야진의 잇단 에러로 의욕을 상실한 매덕스는 3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6실점(4자책)하는 최악의 투구로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4회 2점을 더 내주고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매덕스는 이날 자신의 포스트시즌 최단이닝 강판의 수모까지 당했다.
반면 애리조나의 3-4번타선에 포진한 카운셀과 곤잘레스는 각각 4타점과 3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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