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KS도 예외일순 없다"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7시 13분


83년 다승왕에 오른 장명부의 30승에 휠씬 못미치는 15승 투수가 다승왕 차지. 여기에 팀 평균방어율은 4점대 중반을 훌쩍 넘겨서 5점대를 바로 보는 팀들이 대다수, 타격에서는 백인천의 꿈에 타율인 0.412에 육박할 정도로 3할대를 넘긴 타자들이 20명에 이르고 홈런 기록도 30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하던 일들이 호랑이 담배피든 시절 이야기가 되어 버린 '타고투저'시대의 프로야구.

시즌내내 지적되었던 '타고투저' 현상이 한국시리즈에서도 똑같이 재현되고 있다.

한국시리즈는 삼성의 갈베스, 임창용을 앞세운 원투편치의 막강 선발진과 두산의 이혜천,차명주,진필중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중간마무리진의 투수싸움의 양상을 뛸 수 있었다.

그러나 1, 2차의 결과는 양팀 투수력이 양팀 타격에 짓눌렸다.

삼성은 선발투수 3명이 10승이상을 기록, 8개구단중 최강의 선발진을 보유하며 시즌내내 안정된 마운드 운영을 할수 있었고 한국시리즈 직행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한국시리즈 또한 선발투수쪽에서 두산에 비해 안정된 마운드의 비교우위를 보이며 우승의 밑거름을 예고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선 갈베스와 2차전 선발 임창용은 선발투수가 책임져야할 최소이닝인 5이닝도 버티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들 투수들은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인한 실전감각이 떨어져 충분한 구위가 살지 못한게 난타의 주원인.

그러나 믿었던 선발투수진의 붕괴로 홈에서 2연승을 은근히 기대했던 삼성으로선 1패를 당한게 앞으로의 한국시리즈에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에 비해 뒤쳐진 두산의 선발 빅터콜과 구자운은 집중타를 맞으면서도 기대이상의 투구를 한반면 믿었던 중간투수진이 좋지 못한 투구를 하며 삼성 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고 있다.

1차전, 2차전 이경필과 박명환등이 승부처마다 안타등을 허용하고 이혜천, 진필중이 깔끔한 투구내용을 보이질 않고 있다. 1승1패의 적지에서의 성적이 만족스러워 보이지만 내심 2승을 가지고 갈 수 있었던 승부를 확실한 중간 투수진에서 경기를 망치는 바람에 아쉬움을 남겼다. 거기다 시즌 종료후 계속되는 경기속에 페이스 저하의 모습까지 나타나 앞으로의 투수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투수들이 몰매를 맞고 비틀거리고 있는 사이 양팀 타자들은 신이 났다. 1, 2차전 모두 10점이상의 점수를 뽑아내며 서로 힘 자랑에 나서고 있다. 두경기에서 홈런이 4개가 나오고 2루타이상 장타를 10개나 기록하고, 22일 경기에서 두산이 한국시리즈 팀 최다득점 타이기록까지 경신하는등 시즌내내 타격에 불을 뿜어내든 방망이들은 시리즈에서도 유감없이 그 위력을 더하고 있다.

홈런왕을 차지한 이승엽은 2게임 연속 홈런을 쳐내며 물오른 타격감을 보였고, 두산의 우즈도 홈런을 앞세우며 팀에 귀중한 타점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시리즈에 들어서면서 타격감을 찾기 시작한 김동주까지 가세하며 양팀 타력은 연일 쉴사이 없이 불을 뿜어내고 있다.

이런 한국시리즈에서의 '타고투저' 현상은 단기간 승부에서 당일의 컨디션에 의해 성적이 좌우되는 투수들에 비해 꾸준한 타격감을 가지고 타격에서는 타자들이 우위에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상황.

과연 앞으로 남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될지, 시리즈 우승길에 또다른 흥미거리가 아닐수 없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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