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작은 실수 하나가 패인"

  • 입력 2001년 10월 25일 15시 29분


보이지 않는 실책이 승부를 갈랐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1-0으로 삼성이 리드하고 있던 2회말 두산의 공격.

심재학이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후 두산의 김동주는 좌익수 앞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두산의 막강 하위타선이 시작되는 안경현의 타석.

안경현은 심재학을 불러들이는 중견수 앞 안타를 때려내면서 1-1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의 실책은 이 순간 나왔다.

1루 주자였던 느림보 김동주가 느닷없이 3루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평범한 중견수 앞 안타였음에도 불구하고 3루까지 달리는 김동주를 잡기 위해 마르티네스는 3루로 공을 뿌렸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높게 송구된 볼은 김동주를 태그아웃 시킬 수 없었고 이틈을 이용해 타자 안경현은 2루까지 안착했다.

김동주가 3루까지 뛴다는 것 자체도 무리였지만 1-1의 상황에서 1점을 더내준다고 생각했다면 타자주자를 2루까지 보내는 것은 막아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2루 주자 안경현이 홈을 밟으면서 두산이 3-1로 주도권을 잡았다.

삼성은 곧이어 이도형의 좌익수 플라이로 한 점을 더 줬지만 이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을 남발했다.

1루 주자 홍성흔이 낮은 좌익수 플라이였음에도 불구하고 2루로 언더베이스를 허용하면서 삼성 선발 배영수를 지치게 만들었다.

만일 마르티네스가 3루로 뛰는 김동주를 포기하고 2루 주자를 잡았다면 1사 1,3루였을 것이고 이후 홍성흔의 안타로 실점을 했겠지만 3-1까지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자신의 판단미스로 쓸데없는 점수를 허용, 경기의 주도권을 두산에게 넘겨버린 마르티네스.

이후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챙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거의 90% 이상.

두산의 활발한 타격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주된 원동력이겠지만 삼성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실수는 두산에게 승기를 넘겨주고 말았다.

실력을 넘어선 보이지 않는 실수의 중요성.

20년 우승에 대한 한을 간직하고 있는 삼성이 3차전을 내준 것은 바로 이 작은 실수에서 시작됐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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