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샤는 24일 열린 2001프로축구 K리그 부산아이콘스와의 경기에서 신기에 기까운 골을 터뜨려 소속팀이 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해 그의 진가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이날 샤샤의 골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만큼 절묘한 것으로 유럽 등 세계적인 축구스타에 비해 조금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선수의 패스를 낚아챈 뒤 순식간에 수비수들에 겹겹이 둘러싸였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볼을 내몰더니 몸을 180도 돌리며 그대로 강슛을 날려 골을 터뜨린 것.
이 한 골로 성남은 6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고 샤샤는 부산-수원-성남으로 팀을 옮겨가며 한국 프로축구 3개팀에서 4번째 우승을 일궈내는 신화를 창출했다.
올 초 성남이 샤샤와 220만달러(약 28억원·계약금 130만달러+3년간 연봉 총액 90만달러)를 들여 계약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도박’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의 골 결정력은 인정하더라도 지난해 일본과 복귀한 수원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데다 강한 개성이 종종 팀워크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샤샤는 올 시즌 초반 두 차례 거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런 우려를 불식하는 듯 하다중반 들어 11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을 보이며 자칫 ‘공수표’로 몰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관록의 ‘우승 제조기’는 큰 경기에서 강했다. 성남 우승 길목의 최대 고비였던 21일 부천전과 24일 부산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뽑아내 기어이 팀에 우승컵을 안긴 것.
샤샤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 “경험이 많아 큰 경기일수록 침착하게 치를 수 있었다”며 “한국대표팀에서건, 현 소속팀에서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한국인으로 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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