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몸값28억 샤샤 우승골 "하하"

  • 입력 2001년 10월 25일 18시 34분


샤샤
만약 한국축구대표팀에 ‘유고 용병’ 샤샤(29·성남 일화)가 가세한다면 한국은 2002년 월드컵축구 무대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낼까.

샤샤는 24일 열린 2001프로축구 K리그 부산아이콘스와의 경기에서 신기에 기까운 골을 터뜨려 소속팀이 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해 그의 진가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이날 샤샤의 골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만큼 절묘한 것으로 유럽 등 세계적인 축구스타에 비해 조금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선수의 패스를 낚아챈 뒤 순식간에 수비수들에 겹겹이 둘러싸였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볼을 내몰더니 몸을 180도 돌리며 그대로 강슛을 날려 골을 터뜨린 것.

이 한 골로 성남은 6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고 샤샤는 부산-수원-성남으로 팀을 옮겨가며 한국 프로축구 3개팀에서 4번째 우승을 일궈내는 신화를 창출했다.

올 초 성남이 샤샤와 220만달러(약 28억원·계약금 130만달러+3년간 연봉 총액 90만달러)를 들여 계약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도박’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그의 골 결정력은 인정하더라도 지난해 일본과 복귀한 수원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데다 강한 개성이 종종 팀워크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샤샤는 올 시즌 초반 두 차례 거푸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이런 우려를 불식하는 듯 하다중반 들어 11경기 연속 무득점의 부진을 보이며 자칫 ‘공수표’로 몰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관록의 ‘우승 제조기’는 큰 경기에서 강했다. 성남 우승 길목의 최대 고비였던 21일 부천전과 24일 부산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뽑아내 기어이 팀에 우승컵을 안긴 것.

샤샤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 “경험이 많아 큰 경기일수록 침착하게 치를 수 있었다”며 “한국대표팀에서건, 현 소속팀에서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한국인으로 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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